김영삼대통령 육사졸업식 연설문 요지
수정 1993-03-06 00:00
입력 1993-03-06 00:00
더욱이 한반도는 「마지막 냉전지대」의 이름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북한이 함께 유엔에 가입하고 대화를 통한 새로운 관계가 모색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대남적화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의혹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나아가 세계전체의 평화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끝내 동족간의 핵사찰을 거부하여 국제기구에 의한 핵사찰이 강요되는 상황을 맞는 것은 민족적 불행입니다.
북한당국은 하루빨리 남북한간의 상호 핵사찰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민족문제를 민족의 힘으로 풀어가는 새로운 전기를 열어야 합니다.
새 정부의 안보목표는 북한을 적대하고 고립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동족으로서 포용하고 온 겨레가 함께하는 시대를 여는데 있습니다.
나라의 존립이 흔들린다면 국가개혁도,신경제도,민족통일도 이룰 수 없습니다.나는 우리의 안보태세를 그 어느때 보다도 더욱 확고부동하게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평화를 위협하는 그 어떤 기도도 우리 국군과 함께,국민과 더불어 단호히 응징해나갈 것입니다.우리의 안보정책에도 변화와 개혁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로 나는 우리 안보의 총체적 역량을 드높이는데 역점을 둘 것입니다.군사력만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군사적 역량은 물론 외교적·경제적·사회적 역량나아가 국민정신이 훌륭한 조화를 이룰때 우리의 안보태세는 철옹성과도 같을 것입니다.
둘째,안보에 있어 자주역량을 드높이는데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평화는 스스로 지킬 힘이 있을때만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우리의 군사력을 과학화하고 정예화하며 현대화하여 그 자주성을 높여야 합니다.모든 전투기능요소들을 잘 조화시켜 균형전력으로 발전시키는 것 또한 자주적 안보역량을 드높이는 지름길입니다.
셋째,진취적인 안보정책을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이를 위해 우리는 우리의 전략환경에 걸맞는 한국적인 안보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오늘의 위협에 대처함은 물론 통일 이후까지를 내다보는 미래지향적인 안보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끝으로 우리는 국제적 안보협력체제도 더 긴밀하게 발전시켜 동북아의 안정과 세계의 평화에 더 크게 기여해야 하겠습니다.
군인의 길은 개인의 영화보다는 국가를 위한 헌신의 길입니다.임무에 충실한 군인이 조국으로부터 받는 찬사는 그 어떤 훈장보다도 값진 것입니다.
그러나 올바른 길을 걸어온 대다수 군인에게 당연히 돌아가야할 영예가 상처를 입었던 불행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는 이 잘못된 것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문과 무는 서로 다른 나무가 아니라 한 뿌리 위의 한 나무입니다.나라를 지키고 국민에 자유와 행복을 주는 두 수레바퀴입니다.문과 무는 역할이 다를 뿐입니다.이제 30여년만에 문민시대를 맞았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알맞는 군의 역할과 위상을 찾아야 합니다.밖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군일 뿐 아니라 국민과 호흡을 같이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군이 되어야 합니다.
1993-03-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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