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성연애자 군복무」 쟁점화/대통령령 시행싸고 의회서 이의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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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1-29 00:00
입력 1993-01-29 00:00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동성연애자의 군복무 허용방침을 의회와의 협의를 위해 며칠동안 발표를 연기한다고 27일 밝혔다.이는 그의 정치적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것임을 예고하는 불길한 조짐이라 할수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그의 법무장관 지명자인 조이 베어드가 상원에서 인준을 받는데 실패한데 이어 동성연애자 문제로 또 한번 정치적 시련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동성연애자 복무허용문제는 법개정 문제가 아닌 대통령의 행정명령권에 속하는 문제여서 클린턴 대통령은 당초 이일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것 같다.그러나 콜린파웰 합찹의장을 필두로 각군 수뇌부가반기를 들고 나선데다 의회에서까지 이의를 제기해 사태가 복잡하게 얽히고있다.
군내부의 반발은 통수권자인 대통령의명령으로 해결될수도 있으나 의회의 「반란」은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클린턴으로서는 같은 민주당이 지배하고 있다고는 하나 의회와의 마찰은 가능한한 피해야 할 입장이다.의회와잡음이 있어서는 그의 개혁정책들을 순조롭게 추진할수 없음이 자명하기 때문이다.민주당의 지미 카터 대통령도 민주당이 다수였던 의회와의 협조가 제대로 안돼 고전했었다.
토마스 폴리 하원의장등 민주당 지도부는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동성연애자를 금하는 군규정을 고칠경우 의회가 다른 대처를 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의회내의 상당수 유력 의원들은 또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의 필 그램 상원의원은 『헌법은군의 육성과 운영에 관한 규정을 만들권한을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민주당의 조지 미첼 상원원내총무도 『대통령의 어떤 행정명령도 의회가 입법을 통해 그 명령을 뒤집을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동성연애자 문제와 관련해 이런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의원들은 민주 공화,보수 진보등 정치적 색깔과 관계없이 의회내에 폭넓게 자리를 잡고 있다.무엇보다 문제는 같은 민주당 소속으로 군문제에 상당한영향력을 갖고 있는 샘 넌 상원군사위위원장이 클린턴의 아이디어에 정면으로맞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성연애자의 군복무 허용을 반대하는이들 의원은 우선 민주당이 제출해 놓고 있는 가족휴가법과 건강법등에 수정안을 내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제동을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샘 넌 의원이 동조하게 되면 이 수정안의 통과는 확실시되고 있다.법률논쟁은 차치 하고라도 일이 이렇게 되면 새 출발하는 클린턴 정부가 입을 정치적 상처가 적지않을게 뻔하다.
사태가 이렇게 복잡하게 얽히고 있는것은 국민들의 여론이 아직 정리돼있지 않다는데 일차적인 원인이 있다.동성연애자의 군복무를 허용해야 하느냐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조사에서 47%가 반대했고 45%가 찬성한 반면 『동성연애자는 군복무에서 제외시켜야 하느냐』는 CNN방송 조사에서는 제외시켜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57%에 이르고있다.또 클린턴 대통령이 동성연애자들이 복무를 할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야된다고 생각하느냐는 갤럽조사에서 응답자의 53%는 『노』라고 답변하고 있다.
클린턴정부가 어떤 대안을 갖고 의회와 타협하게 될지는 아직 알수 없는일이다.그러나 동성연애를 죄악시 하는기독교국가 군대의 오랜 전통과 관련돼있고 하나의 윤리의 문제이며 군의 사기와도 연관이 있는 이문제가 한 사람의 진보적 생각만으로 고쳐지기에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뉴욕=임춘웅특파원>
1993-01-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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