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강화」도 임금안정서 찾아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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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1-12 00:00
입력 1993-01-12 00:00
정부는 올해 국영기업을 제외한 모든 민간기업에 대한 임금가이드라인을 설정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최각규부총리는 최근 정부가 임금가이드라인을 정해 노사갈등을 유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임금문제는 노사간 자율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혀 지난해 강력히 실시했던 총액임금제의 방향전환을 시사했다.

2월에 들어설 새정부가 임금문제에 어떤 기본인식을 갖고 있느냐와는 별개 문제로 최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최부총리발언의 진의는 정확히 알수 없으나 임금가이드라인제시가 오히려 사양업종의 임금인상을 부추기고 임금억제효과보다 근로의욕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이 있을뿐 아니라 최근의 경제상황을 근로자들이 이해,임금인상을 자제하고 있다는 근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는 최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임금이 원칙적으로 노사간에 결정돼야 한다는 기본원리에 찬동하면서도 이같은 방향선회가 자칫 임금의 무분별한 인상으로 오인되지 않을까 우려한다.지난해 실시된 총액임금 5%억제가 소기의 목적대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음이 통계적으로도 인정되고 있다.근래 보기드문 강력한 임금통제정책이 구사됐음에도 불구하고 92년의 전산업임금상승률이 17.4%로 그 이전과 대차없이 나타난 것을 보면 임금인상압력의 강도를 짐작케 하는 한편 정부 임금정책의 어려움과 한계가 드러난다.따지고보면 그 정도의 임금상승도 총액임금제의 강력한 실시에 의해 가능했다는 얘기도 될 것이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안정화시책도 물가와 임금의 안정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임금의 지나친 상승이 물가와 기업의 경쟁력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최근 몇년간의 경험에서도 잘 알고 있다.임금안정없이는 물가안정도 없고 국제경쟁력을 회복시킬 수도 없다.선진국시장에서 한국상품이 밀려나고 우리제조업이 동남아등 저개발국가로 탈출하고 있는 현상도 다름아닌 임금효과에 의한 경쟁력 상실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상승률이 아시아신흥공업개발국중 5년째 1위였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의 소진을 의미하는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회복을 위한 조치로는 기술력에 의한 신제품의개발도 있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끈기있게 시간을 두고 접근해가야할 과제다.우리가 보다 손쉽게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으로는 아직은 임금의 안정밖에 없다.지난해 총액임금대상 7백80개업체가 신고한 임금인상률은 4.3%였으나 실제 드러난 인상률은 3배이상에 이르고 있다.이러한 호도된 임금정책도 바람직하지 못하나 그렇다고 자율이라는 이름아래서 방만하게 임금인상률이 결정돼서도 안된다.차기정부는 「고통분담」을 강조하고 있다.기업은 물론 근로자들도 경제상황을 인식,임금문제에 대한 고통분담의 각오를 새롭게 해야할 것이다.
1993-01-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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