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협정 「기술적문제」만 남았다/미러시아 제네바협상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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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12-30 00:00
입력 1992-12-30 00:00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무기제한협상(STARTⅡ)에서 상당한 진척을 이뤄 협정을 조인하기 위한 양국정상회담이 곧이어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로렌스 이글버거 국무장관과 러시아의 안드레이 코지레프외무및 파벨 그라체프국방장관은 28일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회담을 가진 결과 「기술적인 몇가지 문제」를 제외하고는 협정문안의 작성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들은 지난 24일 인테르팍스통신이 처음으로 새해 1월2∼3일 흑해연안 휴양지인 소치에서 두나라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28일에는 이즈베스티아가 같은날 소치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이즈베스티아는 정월초하루를 소말리의 파병미군장병들과 보낼 예정인 부시대통령이 귀로에 소치에 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고 인테르팍스통신은 아예 옐친대통령이 1일하오 소치로 떠날 것이라고 못박아 보도했다.특히 많은 전문가들은크라체프국방장관이 제네바회담에 참석한 것을 놓고 러시아가 더이상 회담을 미룰 뜻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24일 1차회담이 끝난뒤 크리스마스 휴가를 위해 귀국한 이글버거는 『몇가지 문제만 해결되면 조약서명에는 72시간이면 족하다』고 말하는등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었다.
현재 양측이 말하는 기술적인 문제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첫째,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SS18 다탄두핵무기 발사대 문제.러시아는 이번 협정으로 개별목표물을 갖는 SS18다탄두미사일 1백54기를 폐기하는대신 SS25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로 대체사용토록 해줄 것을 미국측에 요구하고 있다.러시아는 새 발사대의 제조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이같은 요구에 대해 미국측이 상당히 유연한 입장을 보여 해결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있다.
둘째는 다탄두 SS19미사일.미국은 이를 폐기대상에 포함시키자고 하는 반면 러시아는 여기에 단탄두를 장착해 폐기대상에서 제외시킬 것을 원하고 있다.이 문제에서도 미국의 양보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러시아측에서는보고있다.셋째는 핵무기 운반용 B1폭격기 문제.러시아는 핵탄두 상한선 3천5백개를 넘지 않도록 이를 폐기대상에 넣자는 반면 미국은 이를 제외시키려고 하고있다.이 문제 역시 미국이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입장은 지난 24일 부시대통령이 옐친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진 뒤 급속히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는 게 러시아측의 관측이다.부시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미소간 START협정을 비준하지 않은 것을 염두에 두고 지난 24일 크라프추크 우크라이나대통령에게도 직접 전화를 거는등 협정체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이번에도 협정조인에 응하지 않는다면 경제·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요지의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대통령으로서는 퇴임전 이 역사적인 협정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빌 클린턴 차기대통령 역시 부시대통령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러시아 또한 상당히 의욕적인 게 사실이다.러시아는 전략핵 중점정책에서 기동성에 바탕을 둔 정밀재래무기 위주의 새군사독트린을 이미 마련한바있어 전략핵무기에는 더이상 연연치 않겠다는 태도가 역력하다.
STARTⅡ협상은 오는 2003년까지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하고있는 핵탄두를 3분의 2가까이 줄여 「핵없는 인류」에로의 첫발을 내딛자는 희망찬 시도라고 할수있다.그 첫발을 위한 두나라의 정상회담이 이제 며칠 뒤로 택일만 남겨놓고 있는 셈이다.<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1992-12-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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