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병전문의제 도입 절실/김성중(소리)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2-11-26 00:00
입력 1992-11-26 00:00
얼마전 근로복지공사 동해병원에 갔을 때 나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았다.바짝 마른 진폐환자가 침상에 기대어 앉아 하염없이 창밖을 보고 있는데 코에 호스가 꽂혀 있었다.

폐에 석탄가루가 차 호흡이 어렵기 때문에 산소호흡기를 연결했다는 것이다.그의 삶의 영역은 침상과 화장실까지 30m라는 호스길이내 일 뿐이다.

호스를 빼면 그는 가슴을 쥐어뜯으며 죽게 될 것이다.막장에서 석탄을 캐어 우리나라 산업의 동력을 제공해주기 위해 땀흘리고 일한 대가가 이처럼 숨도 제대로 못쉬고 죽어가는 천벌이라니….

그러나 어디 이들 뿐인가.CS₂중독,수은중독,카드뮴중독…아프다아프다 비명을 지른다 하여 이타이이타이병이라 불리는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도 이제 남의 나라 이야기로 돌릴 수 없다.그런데도 지금 이러한 직업병에 걸리지 않게 하고 초기에 발견해 근치를 할 수 있는 채비가 되어 있는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산업화가 앞선 나라에선 오래전부터 취급물질의 유해성을 파악하고 예방할 뿐 아니라,치료까지 하는 산업의학전문의제도가 발전되어 있기에,91년 직업병예방대책 수립시 산업의학전문의 제도의 신설에 역점을 두었으나 아직까지 시행이 안되고 있다.

전문의 수련과 자격시험을 맡고있는 의학협회에서 반대하기 때문에 주무부처인 보사부에서도 선뜻 규정의 개정을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 전문적 이론은 차치하더라도 직업병자는 속출하고 있고 직업병 인정받기가 힘든 실정은 직업병전문가 배출제도의 필요성을 웅변해 주고있다.

아무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중시하여야 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원칙이라 할지라도 천만근로자들이 직업병에 걸리지 않게 보다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받게하여야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노동부 산업보건과장>
1992-11-26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