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예산심의,밀도능률 높이라(사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2-10-26 00:00
입력 1992-10-26 00:00
국회가 대선관계로 정기국회일정을 단축함에 따라 93년도 정부 예산안이 밀도있게 심의될지 의문스럽다.예년같으면 예산심의가 정치쟁점과 연결되는 바람에 예산안이 졸속처리되는 경향도 있었으나 올해는 대선으로 인해 국회회기가 크게 단축됨으로써 심의일정이 매우 빠듯하다.

본래 정기국회 회기는 1백일이나 올해는 50∼60일 정도로 단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국회는 그러한 시간적인 제약성을 감안하여 예산안을 효율적이고 밀도있게 심의하기 바란다.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예산심의 관행을 불식할 필요가 있다.

예년의 경우 야당이 예산안을 정치적 이슈와 연계시켜 심의를 지연시키다가 법정시한을 며칠 앞두고 심의에 들어가는 사례가 빈번했다.그래서 시간에 쫓길 수 밖에 없고 그로인해 전체 예산삭감 규모를 미리 정하고 그 액수에 맞춰 부문별로 세출규모를 조정하는 이른바 짜맞추기식 처리로 심의를 종결하는게 관행이 되다시피 했다.

정치적 쟁점으로 회기를 허비한 뒤 예산심의에 들어가서도 예산안 전체 규모를 놓고 팽창성 시비로 또다시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그래서 우리는 국회가 93년도 예산심의와 관련하여 몇가지 점에 각별히 유의해주기를 기대한다.첫째로 정기국회의 핵심적 의제인 예산안을 정치적 쟁점이나 대선과 연계시켜 심의하지 말아야 할것이다.

특히 올해는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정치공약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그런 공약의 실행을 위해 예산안을 조정하는 일이 있어서는 곤란하다.더구나 대선 선심용 소득보상적 지출과 사회개발비를 늘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93년도 정부예산안은 생산적 지출을 늘리고 소비적 지출을 줄이려 애쓴 흔적이 있다.그같은 재정구조의 개혁시도를 국회가 뒷받침하는게 소망스럽다.

둘째로 우리 예산구조의 숙제로 되어 있는 경직성경비 문제를 증가율이나 규모면에서 보는 관점에서 한단계 높여 질적 개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심의하기 바란다.공무원 봉급등 인건비의 경우 증가율 문제보다는 공공부문의 경영 체질개선을 통한 명실상부한 비용절감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인건비절감은 공공부문의 생산성 증가에서 찾아야 한다.정보화를 위한 충분한 투자와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불필요한 규제의 과감한 폐지등으로 공공부문의 경영체질을 본질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을 통해서 절감되는 인건비야말로 정말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또하나 경직성 경비인 국방비도 같은 맥락에서 심의할 필요가 있다.제도적 개선없이 삭감만을 주장하는 것은 올바른 예산심의 방향이 아니다.

셋째로 회기단축을 이유로 예산안을 졸속처리해서는 안된다.심의가 졸속으로 흐르지 않으려면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의원들이 대선 또는 지역구와 관련된 선심성 발언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또 예산안의 전문성과 복잡성을 감안하여 국회전문위원들의 검토보고서를 압축심의 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총체적인 삭감규모를 미리 정하고 부문별로 삭감하는 짜맞추기식 심의는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1992-10-26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