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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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9-08 00:00
입력 1992-09-08 00:00
군자도 여세추이한다는 말이 있다.유학에서 이상적 인간상으로 삼는 것이 곧 군자.그 군자도 세상의 흐름에는 홀로 초연할 수가 없다.그래서 세상이 변해감에 따라 그 또한 변해가야만 하는것.하물며 평범한 사람들이야 더 말할 것이 없다.◆「장자」에는 「행년육십이육십화」(나이 예순이 될 때까지 예순 번이나 변했다)라는 구절이 두 군데에 보인다.잡편·칙양에는 위나라의 현인 거백옥이 그랬다고 적어놓고 있으며 같은 잡편의 우언에는 공자가 그랬다고 적어놓고 있다.공자 얘기는 장자가 혜자에게 말하는 형식.『…그는 새로워가는 사람이므로 지금 옳다고 여기는 것도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또 부정할지 모른다』고 말을 잇는다.◆세상의 흐름은 생각하는 기준을 바꾸게 한다.바꾸지 않을 수 없게 한다.더구나 오늘의 시대는 하루가 장자시대의 1년 혹은 10년에 맞먹을 만큼 눈부신 변전을 보이고 있는 터.그러니 생각의 기준을 바꾸게 하는 것 또한 한두 가지가 아니다.그뿐만이 아니다.지난날 기준으로 생각하자면 본질에서 벗어나 버렸다 싶어지는 것도 있다.추석을 앞둔 「조기성묘」같은 것도 그것이다.◆한식이면 한식날,추석이면 추석날 성묘하는 것이야 당연한 얘기다.하지만 성묘 가려면서 치를 「교통전쟁」을 생각하면 아찔해진다.앞당기거나 늦추거나 하는 까닭이 거기있다.『조상님들 양해해 주십시오』다.시골의 부모를 상경하게 해서 다례를 지내는 풍습도 생겨났고.대도시의 경우 밤12시안에 각자의 집에 돌아갈 수 있게 제사지내는 일은 이미 오래된 관행이기도 하다.자손들 형편에 맞추는 편의주의.이 여세추이까지 옳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지난 일요일에도 이같은 성묘행렬로 곳곳에서 교통체증을 빚었다.이 조기성묘 가운데는 추석연휴를 「살아있는 가족」과 즐기려는 심산도 더러 끼여 있는 것인지 모른다.아무튼 「교통전쟁」은 또 눈앞에 다가왔다.
1992-09-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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