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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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9-07 00:00
입력 1992-09-07 00:00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사회철학자 이반 일리치가 자동차란 너무 비싼 도구다라는 계량적 분석을 한 것이 있다.우선 하나의 결론은 전형적인 미국남자는 현재 연간 1천6백시간을 자동차에 바치고 있다는 것이다.차가 달리고 있을 때,엔진이 공전하고 있을 때,주차를 시키고 또 차를 끌어낼 때,월부금을 내기위한 돈을 벌어야 할 때 등이 모두 이 시간안에 들어 있다.◆다음 결론은 하루당 깨어 있는 16시간중 4시간을 차속에서와 차를 위한 재원마련에 쓴다는 것이다.연료비,유료도로비,보험금,세금,범칙금들이 다 차 때문에 필요해지는 돈이다.드물지 않게 수리도 해야 하고 정비도 해야 한다.결국 전형적인 미국인은 연간 7천5백마일을 달리기 위해 1천6백시간을 쓰게 되는데 이것은 시속 5마일(8㎞)도 되지 않는 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그렇다면 이 비싼 운전을 사람들은 계속해야 하는가.이것이 일리치의 문명비판이다.◆우리는 아직 이런 점검을 해볼 겨를에 있지 않다.집보다는 차를 먼저 가져야겠다는 단계에 있는 셈이다.그러나 점차로 우선 차만 늘고 있는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난제들을 만들게 되는가에 당면해 가고 있다.그중 하나가 이즈음 부상하고 있는 주차장문제.서울시는 야간주차난해결책으로 골목길 주차구획선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올 연말까지 너비 6∼15m이면도로의 구획선을 늘리면 48만대는 더 주차할 수 있게 된다고 보고 있다.◆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계속 늘고 있는 차는 결국 불법주차가 될 수밖에 없다.그러나 언뜻 서울의 경우 과연 얼마나 더 차를 늘려갈 수 있는지는 궁금해진다.이면도로에서는 특히 빠싹 붙여 반듯이 세우는 주차질서가 있어야 한다.이것이 안될 때 48만대 추정은 반감될 수도 있다.경향만으로 보자면 자가용승용차는 지금 가구당 2대를 향해서 가고 있다.그러니 차를 꼭 가져야만 하는가라는 삶의 양식적 반성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된다.너무 이른 주문일까.
1992-09-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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