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허가 억제/아파트값 하락/미분양 속출/건설인력이 남아돈다
수정 1992-08-19 00:00
입력 1992-08-19 00:00
건설현장에 인력이 남아돌고 있다.
오르기만 하던 인부들의 임금도 계속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정부가 그동안 불요불급한 건축허가를 억제해온데다 최근들어 집값의 하락과 아파트의 미분양사태 등으로 건설물량이 격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욱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유흥업소의 휴·폐업이 늘면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건설현장을 찾는 것도 인력과잉현상을 빚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때문에 이들 남아도는 인력 가운데 일부는 한때 자신들이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했던 제조업체를 다시 찾는가 하면 노임이 비교적 높은 농촌을 찾아 일자리를 구하는 등 바람직한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광주시 서구 양동과 전남 무안군 무안읍 인력시장의 경우 요즘 매일 새벽 3시쯤부터 건설현장에서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2백여명이 몰리고 있지만 70여명 정도가 일자리를 찾는데 불과하다.
특히 목수·배관공등 건설전문인력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일당 10만원을 주고도 구하기가힘들었으나 지금은 전문인력이 7만원,잡부는 2만∼3만원으로 크게 떨어졌고 그나마 숙련공일 경우에만 일자리를 쉽게 얻고 그렇지 못할 경우엔 며칠씩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충북지방의 경우도 인부가 남아돌면서 지난봄에 비해 일당이 평균 20%쯤 떨어져 목수·벽돌공·미장공 등이 5만∼6만원,창호공·새시공은 4만원,잡부는 3만원 선으로 낮아졌다.
부산시 남구 우암동에 3차자유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는 자유건설 현장소장 김정선씨(38)는 『불과 1년전만 해도 인부들이 다른 건설현장으로 가는 것을 막기위해 자가용으로 모시고 다녔다』면서 『이제는 인부들이 일자리를 얻기가 어려워 일부는 원래 근무하던 제조업체나 농촌을 찾아가는 경향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경우 건설현장등에서 인력이 남아도는데다 임금도 크게 떨어지자 올들어서 지난달말까지 80여명의 근로자들이 고향을 찾아 농사일을 시작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업계에선 건설현장의 인력과잉현상이앞으로 당분간 지속되고 임금수준도 현재보다 더 떨어질 전망이어서 농번기가 시작되는 내달부터는 이들 인력의 귀농현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사회3부>
1992-08-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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