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색한 바르셀로나(취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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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7-27 00:00
입력 1992-07-27 00:00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끝나면 차기올림픽은 96년 미국의 애틀랜타에서 열린다.

제25회 하계올림픽이 진행중인 이곳 바르셀로나에서는 메달다툼 못지 않게 차차기 즉 2000년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한창 치열히 전개되고 있다.

현재 제27회 올림픽 유치의사를 밝힌곳은 중국의 베이징을 비롯해서 맨체스터(영국) 룩셈부르크(벨기에) 브라질리아(브나질) 이스탄불(터키) 아테네(그리스)등 7∼8개 도시나 된다.이들 도시는 대규모 유치단을 이곳에 보내 각국 올림픽패밀리스트에게 자기네 도시를 홍보하기도 하고 올림픽과 때를 맞쳐 바르셀로나에 모인 IOC위원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펴는등 올림픽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그와 관련해 나도는 소문도 무성하다.어느 도시는 영향력있는 IOC위원을 골라 몇백만달러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소문이 나돌고 또 어느 도시에서는 출전선수의 왕복항공료와 체재비를 대주겠다는 「덤핑성」제의를 했다는 출처불명의 루머도 들린다.

올림픽 유치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한것은 88서울올림픽 때부터이다.전에는 적자때문에 유치를 꺼렸으나 84LA올림픽에서의 흑자를 계기로 상황이 바뀌었다.

그만큼 올림픽은 본래의 순수한 목적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상업성을 띠고 있으며 그러한 흔적은 이번 대회에서도 너무나 쉽게,그리고 많이 발견된다.서울올림픽때보다 3배가 많은 7천5백억페세타(약6조원)를 이번 대회에 투입했다는 바르셀로나올림픽조직워원회는 이번기회에 몇배 장사를 하겠다는듯 시설투자보다는 스폰서를 모으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가 하면 보도진에게까지 온갖 바가지를 뒤집어 씌우고 있다.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는데도 냉방시설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2평 남짓한 2인용 침실을 제공하고 올림픽취재 목적으로 온 각국 기자들로부터 하루에 1만9천9백페세다(약16만원)씩 받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올림픽때 한국은 3천여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왠만한 것은 모두 무료였다.

속이 좁은 때문일까.매일 엄청나게 많은 방값과 교통비,통신비를 지불하자니 서울올림픽때 우리나라는 외국인들에게 너무 잘해 줬다는,그래서크게 손해 본것만 같은 기분을 떨쳐버릴 수가없다.<바르셀로나=이보상기자>
1992-07-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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