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기 2억6천만개,칫솔 1억3천만개,나무젓가락 66억개,스티로폴용기 4억2천만개,알루미늄접시 4억개,종이컵 28억개….무슨 수치인가.91년 우리가 소비한 1회용품의 수량이다.이것만 있는것도 아니다.89년부터 등장한 1회용 카메라는 값이 싼것도 아니어서 개당 1만원씩 하는데도 연간 1백만개씩 팔리고 있다.새로운 개발도 이어진다.등산중 취사를 금지시키자 곧 등장한것이 1회용 보온도시락.◆편리해 쓰면서도 늘 버리기가 아깝고 과소비다라는 생각을 하기는 한다.하지만 과소비보다 더 심각한 측면은 쓰레기문제.지난해 기준으로 하루 트럭 4천대분이 1회용품 쓰레기다.뿐만아니라 이 제품들은 대개 그 소재가 환경오염의 주범들이다.우리에게서 연간 6억개가 팔리고 있는 종이기저귀는 물기를 빨아들이는 불직포계통의 소재와 이를 싸고 있는 비닐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땅속에서 분해되는데는 최소 3백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때문에 미국의 경우 이미 종이기저귀 판매금지가 법안화되고 있다.플로리다주는 제일 앞서서 93년10월부터 1회용 기저귀판매 금지를 확정했다.20개주이상이 현재 판매금지나 특별과세를 추진해 가고 있다.종이컵은 좀 나은 편이어서 자연분해가 20년쯤이지만 이 역시 유럽에서는 쓰레기문제로 간주하여 무역품목에서 제한을 시작했다.무엇이든 종이팩에 담긴 것은 통관에서 걸린다.◆1회용품 생산업에 폐기물처리부담금을 물리는 제도가 마련되고 있다.연간 제조비용만으로 따져 8천억원이 넘어선 1회용품업을 갑자기 판매금지로까지 몰고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그러나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하는 정도로 1회용품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오늘의 추세로 보아 너무 느린 작업이다.부담금을 뛰어넘는 보다 근본책,즉 아예 안쓰기정책을 연구해 볼일이다.
1992-07-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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