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략으로 겉도는 상위배정/박정현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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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7-02 00:00
입력 1992-07-02 00:00
국회법 제37조는 「의원은 하나의 상임위원회 위원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상임위 배정은 커녕 어느 상임위에 속하게 될지조차 알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문제로 개점휴업상태이다.따라서 국회의원들은 내무·재무·문공·국방·상공등 16개 상임위 가운데 자신이 맡게될 전문분야에 대한 사전 지식을 쌓을래야 쌓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희망한 상임위가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의원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또 이번 14대국회에는 초선의원들이 어느 때보다 많다.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1백48명이나 되는 그들은 국회가 개원하기 전부터 국회 도서관을 찾는등 의정활동에 남다른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입학식」만 치른 14대국회의 「신입생」의원들은 「학급」을 배정받지 못한채 소일하고 있는 셈이다.
한 초선의원은 『도서관을 찾아 국회법등 공부를 하지만 전공분야에 들어서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내정된 『상임위를 귀띔만 해줘도 좋겠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이 안되고 있는 이유는 야당이 단체장선거 연내실시 보장이 없는한 상임위 구성을 거부키로 결정,여야간 상임위별 정당의석 배분 조정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원들은 상임위 명단제출 거부는 전략차원에서 이해할 수 없는 바는 아니지만 『적어도 일할 수 있는 여건』 『부끄럽지 않게 세비를 탈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리당략이 더 이상 국정에 우선할수만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심지어 한 야당의 수뇌부는 일부 의원들을 불러 여당을 흠집내기위한 이른바 「전략」상임위에 내정된 사실을 미리 알려주면서 「은혜」를 베풀고 「건투」를 당부하고 있다고 한다.이를테면 문공위·국방위등이 전략 상임위에 속한다는 이야기이고 대선을 겨냥,정부·여당을 공격하는 것이 이들 의원들의 「임무」라는 것이다.
이에대해 당내 인사들은 『철저한 측근정치』 『갈라먹기식의 배정』이라며 비민주적인 작태를 비난하고 있다.
일하는 모습을 보기 원하는 국민들 못지않게 일하고 싶어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야당 수뇌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1992-07-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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