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중반 흑색선전 “난무”/「공명」분위기 해치고 유권자판단 흐리게
수정 1992-03-16 00:00
입력 1992-03-16 00:00
상대후보를 비방하거나 헐뜯는 흑색선전과 인신공격 등이 난무하고 있어 공명선거분위기를 혼탁하게 하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아무 근거도 없는 상대후보의 사생활문제나 신상문제를 들춰내 유언비어로 퍼뜨리는가 하면 확인되지 않은 금품살포설까지 마구 지어내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정치불신마저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합동연설회가 시작되면서 이같은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은 날이 갈수록 극성을 부리고 있어 남은 선거운동기간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대방을 깎아내려 반사적 이익을 얻으려는 이같은 불법행위들 가운데는 얼토당토 않게 상대후보를 부정축재자로 몰거나 축첩자 또는 전과자로 낙인찍는 것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유언비어의 전파방법도 다양해 선거초에는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형식을 취하다가 요즘들어서는 출처불명의 유인물을 만들어 유권자들의 가정에 직접 또는 우편을 통해 투입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또 후보들 가운데 일부는 상대후보의 탈법선거를 감시한다는 구실로 확인이 전혀 안되는 단순한 소문을 사실인 것처럼 그럴듯하게 포장해 선거관리위원회나 경찰등에 신고 또는 고발하는 수법도 사용하고 있다.
수원의 모후보는 이후보의 재력을 의식한 상대후보가 『수십억원을 들여 유권자들을 매수하고 있다』는 루머를 퍼뜨리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구의 모후보는 상대후보가 『기혼자이면서 부인과 이혼도 않고 비서를 데리고 산다』는 터무니 없는 소문을 퍼뜨려 이를 해명하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또 대전의 한 후보는 상대후보가 자신을 부정축재자로 몰고있다면서 과거 한번도 그런사실이 없는데도 유권자들은 이 유언비어를 믿는 것 같으니 어떻게하면 좋으냐고 호소했다.
지난 15일밤 부산 영도구 일대에 배포된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명의의 유인물은 이지역 모후보의 여성편력을 사실인것처럼 폭로한 뒤 이 후보의 선거사무실 전화번호까지 기입,항의전화를 걸 것을 부추기고 있다.이 유인물은 「두차례의 간통혐의로 피소돼 기소유예판결을 받은바 있고 현재의 부인은 호남이 고향으로 룸살롱출신」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10일부터 부산 진구일대에 배포된 「전국정의실천투쟁위원회」라는 단체명의의 유인물에는 이 지역 모후보의 아버지가 아들의 선거사무소에 근무하던 여직원을 수차례 폭행했다고 되어 있다.
선거법에는 이같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상대방후보를 근거없이 비방할 경우 엄중처벌하도록 되어 있으나 거의 모두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한양대 최성철교수(51·정치학)는 『이번 14대총선에선 뚜렷한 선거쟁점이 없어 이같은 불법행위가 난무하고 있는것 같다』면서 『그러나 사실무근의 흑색선전등은 우리정치사의 오랜 고질적 병폐이므로 반드시 발본색원되어야 하기 때문에 당국의 철저한 단속이 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 윤자영씨(45·서울 종로구 창신1동 120의1)도 『이번 14대 총선에서만큼은 유권자들이 선진정치의식을 보여 후보자들의 달콤한말에 현혹되어서는 안되며 흑색선전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재영씨(30·서울대 수학과석사과정)는 『한마디로 우리사회의 잘못된 한 단면을 는 것 같다』면서 『유권자들이 깨끗한 한표를 바로 행사해서 이러한 흑색선전을 하는 후보는 국회로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전국종합=사회3부>
1992-03-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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