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의 공명선거 의지(사설)
수정 1992-02-27 00:00
입력 1992-02-27 00:00
총선거를 앞두고 민자당이 먼저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발족시키더니 그 즉시 지구당개편대회에서 당원들에게 현금을 지급한 것으로 물의를 빚은 경남 거창지구당 공천자 이강두위원장을 과감히 교체시키는 결단을 보였다.민자당의 그러한 「과감한 결단」을 우리는 정부·여당의 결연한 공명선거의지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특히 이번 비이 지구당위원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한 과정에는 노태우대통령의 확고한 공명선거의지가 당에 전달되는 절차가 있었다는 당직자들의 설명도 주목된다.앞으로 불법선거운동등 선거관계법 위반에 대한 여권대응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게 기대한다.
사실 공명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의 여부는 1차적으로 정부·여당의 의지에 달렸다고 할수 있다.그렇지 않아도 지금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여야의 각종 정치행사가 자칫 공명선거를 초반부터 흐리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가 조바심을 가져오던 터에 여당 공천자 개인 당사자의 인물됨됨이를 떠나 여당 스스로 솔선해서 첫 「사례」를 보였다는 점에서도 또한 그 의지가 돋보인다.
공명선거를 하자는건 정치발전과 선거문화의 향상을 기한다는 측면에서는 물론 국가사회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여러가지 일 가운데 하나다.특히 선거와 관련된 혼탁·타락·불법·탈법행위는 그 어떤 것보다 질서와 기강을 허물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그 하나로써 그동안 우리가 여러부문에서 애써 조금씩 쌓아온 공든 탑을 한꺼번에 무너뜨리게 된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우리가 치른 숱한 선거에서 가장 문제로 지적됐던 것은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선택할때 그가 도대체 누구이며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모르고 선택한다는 점이다.이런 현상은 다시 말해 유권자들의 선택기준이 인물보다 지연·학연·혈연에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후보자로서도 올바른 정견과 정책의 제시보다 지연·학연·혈연에 호소하는 방편을 쓰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뿌려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피할 수 없는 일이 된다.이를 바로 잡자는 것이다.
선거에서는 뽑아야 할 사람을 고르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뽑지말아야 할 사람부터 챙기는 일이 더 중요하다.그 기준의 첫번째 하나가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이다.
이번 민자당의 전례가 공명선거의지의 모범이 될 것으로 본다.다른 정당들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국민들이 지켜보는 것이다.
1992-02-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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