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들에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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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2-15 00:00
입력 1992-02-15 00:00
졸업철이 되었다.앳되고 희망에 차보이는 젊은이들이 꽃송이를 들고 기운차게 거리를 활보하는 경우를 보면 그들은 대개가 「졸업생」이게 마련이다.오늘이 힘겹고 내일이 아득해보이는 현실속에서도 「교문을 나서는」젊은이들은 우리에게 기쁨을 준다.

나라와 사회가 투자하여 길러낸 가장 확실한 「인력자원」이 그들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앞서 그들이 이뤄낸 한단계의 성취가 그 자체만으로 무한히 보람있게 생각된다.

사람들은 「졸업」이라는 단계를 디디며 다음 단계로 성취해가고 그 성취는 인생의 중요한 계기가 되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대견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교졸업생」이다.12년동안의 보편적이고 기초적인 교육을 마친 그들은 한사람몫을 갖추기에 충분할만큼 성장하는 과정을 훌륭히 끝낸 것이다.더구나 농업 공업계나 상업계같은 실업계고등학교 출신들은 이제부터 건강하고 능동적인 자세로 사회발전에 기여할 재목들이다.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사회에 공헌하고 일을 배우게 될 그들은 오래지않아 전문기능인이 될 것이다.어느사회에서든 감수성이 명민한 젊은이가 깨어있는 의식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성실히 살아간다면,많은 가능성의 길은 열리게 마련이다.젊은날 탐욕스러울 만큼 왕성한 호기심과 의욕으로,자신에게 주어진 여건과 형편을 극복하는데 기울이다보면 꼭꼭 「닫혀있던 문」도 활짝 열리게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자기가 거쳐가는 세계를 제대로 파악하고,되도록 많은 공을 쌓는 일이다.이런 공은 저축과 같아서 이식을 낳아가며 쌓인다.재물의 저축은 이재관이에 따라 들쭉날쭉도 하지만 쌓아놓은 「공」은 축이 가는 법이 없다.

대학을 나오는 졸업생 또한 마찬가지다.특히 대학졸업생은 사회가 베푸는 혜택에 약간씩의 부채를 지고 있는 것과 같다.실제로 국공립대학뿐만 아니라 사립의 대학도 구체적으로 국가의 보조를 받는다.또한 「대학졸업생」하나를 길러내기 위해 국가사회가 투자하는 직·간접의 비용은 그가 속한 개인가정의 부담에 비해 그다지 적은 것이 아니다.대학을 졸업했다는 우월감으로 선민의식에 빠지기보다는 남보다 더많이 입은 혜택에 대한 부채를 느끼는 편이 더 온당한 일이다.나라와 사회와 부모를 위해 그 부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세가 마땅히 있어야 하다.

젊은이들이 그들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헌하면 그 공헌은 또 일생동안 축나지 않고 쌓여간다.사회란 항상 「사람은 많지만 유능한 사람은 많지 않은」 만성적인 인재기근속에 처해 있게 마련이다.특히 오늘의 우리사회는 「쓸만하고 유능하고 창의적인 사람」이 너무도 모자라서 쩔쩔매고 있는 중이다.

「졸업생」들은,지금부터 그런 수요를 향해 자신을 공급할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다.스스로를 고품질로 개발하여 부가가치를 높여갈 기회도 지금부터다.긍정적으로 사고하고,성실한 자세로 임하고,창의적으로 호기심을 승화시키는 태도로 출발하면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모든 졸업생들에게 기대와 신뢰를 보낸다.
1992-02-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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