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출근에,망원경 동원에…/눈치백태/전기대 접수창구 이모저모
수정 1991-11-26 00:00
입력 1991-11-26 00:00
○…지난해보다 모집정원이 3백명 늘어난 서울대는 평균경쟁률이 2.35대 1로 지난해 2.45대 1과 비슷한 것으로 집계돼 상위권수험생들의 소신지원추세가 두드러졌으나 미리 원서를 접수한 1천여명의 수험생및 학부모들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접수창구주변을 서성이며 최종집계상황을 확인하느라 저녁 늦게까지 북새통.
서울대 입시관계자들은 『내년부터 입시제도가 변경돼 올해는 소신지원율이 다소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하고 『내년부터는 교과과정개편등으로 인한 혼잡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섞인 표정.
○정보교환에 분주
○…서울대의 경우 접수창구가 마련된 체육관앞에는 이날 영하의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이른 새벽부터 학부모·수험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자 예정시간보다 10분 앞당긴 상오 8시50분부터 원서접수를 시작.
특히 지난 21일 원서접수가 시작되면서 학부모 10여명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른 아침부터 나와 주위로부터 「눈치파학부모 동우회」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이들은 명성에 걸맞게 전자계산기등을 준비해 지난해와 올해의 경쟁률을 비교하며 서로 만나기만 하면 정보를 교환하는등 분주한 표정.
○경쟁률 낮춰서 발표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막판 눈치작전을 벌인 고려대의 의예과는 이날 하오 실제 접수상황보다 경쟁률을 낮게 발표한 것으로 알려지자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경쟁률을 높여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편법이 아니냐며 강력하게 반발,한때 소란.
의예과는 이날 하오1시45분쯤 접수한 이모군(19)의 접수번호가 66781로 66501부터 시작된 접수번호를 고려할 때 2백81번째 수험생인데도 하오2시 집계를 1백20명 정원에 2백1명이 지원한 것으로 경쟁률을 고의적으로 낮게 발표했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주장.
○「최불암시리즈」 격문
○…또 극심한 눈치작전을 벌인 이번 수험생접수 상황을 이용,국민대에는 행운의 네잎클로버판매 상술까지 등장해 지원생과 학부모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고 동국대·성균관대등 일부대학의 접수창구 주변에는 극성학부모들이 망원경과 카폰·휴대폰등의 장비를 동원,눈치작전을 벌였는데 일부 재학생들은 최근 대학가등에서 유행하고 있는 「최불암 시리즈」등을 빗대어 「최불암이 인수봉에 올랐다」는등의 격문을 학교 곳곳에 붙여 눈길.
○…이날 이화여대에는 이모씨(31)가 마감시간직후 김미희씨(25·대구시 동구 검사동)의 원서를 접수하려 했으나 창구직원이 『마감시간이 끝났다』며 접수를 거절하자 주위학부모들의 지원을 받으며 원서를 문틈으로 밀어넣어 극적으로 접수시켜 주위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또 중견 탤런트 이정길씨(48)는 재수생인 맏아들(18·서울 구정고졸)의 원서를 마감시간에 임박,서울대 섬유공학과에 접수시켜 안타까운 부정을 표출.
○…원서접수 초반부터 최고경쟁률을 보였던 동국대 연극영화과에는 마감일인 25일 상오 비구니 연경달씨(25)가 원서를 내 눈길.
이날 상오9시30분 승려복을 입은 채 원서를 낸 연씨는 연극영화과가 30명 정원에 이미 4백31명이 지원,14.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고교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소신지원했다』며 기염을 토했고 동국대 농생물학과 학생들은 수험생들의 눈길을 끌기위해 실험용 쥐 5마리를 동원해 이채.
○1년 노력 무산됐다.
○…접수 마감직전인 하오4시50분쯤 한양대 교무처장실로 이 학교 사회학과를 지원하려던 임모군(18·재수생)이 달려와 『지하철에서 원서를 잃어버렸다』며 『1년동안 재수하면서 대학에 가기 위해 고생했는데 시험이라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울먹이며 발을 동동굴러 이해성총장과 이창구교무처장등이 모여 긴급회의를 열었으나 원서를 제출치 않으면 시험을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와 통사정은 끝내 무위.
○팩시밀리 위력 발휘
○…92청주대 원서 접수장에는 최신 팩시밀리가 동원돼 체력검사 확인서를 가져오지 않아 접수를 못하게 된 20여명의 지원생들을 구출,첨단장비의 위력을 과시.
1991-11-26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