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덜드는 선거라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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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11-25 00:00
입력 1991-11-25 00:00
내년 3·4월쯤 있게될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자금인플레이다.지역구의 유력한 후보들마다 최소 10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선거자금을 쓰게 될 조짐이고 일부 전국구의 이른바 헌금도 수십억이 오갈 것이라는 예상이 정가의 공론처럼 되고 있는 현실이다.

만약 이같은 대규모의 자금이 일시에 소비적 행태로 뿌려진다면 가뜩이나 환경이 나빠진 우리의 경제가 더욱 어려운 지경에 빠질 수 있다.또 내년에 예정된 기초와 광역자치단체장의 선거까지 이런 풍토속에서 치르게 된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어 「선거망국론」까지 나오는 판이다.

따라서 예견되는 나쁜 결과를 막아보고 줄여보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여러가지 노력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적게 쓰는 선거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그러려면 정치지도층의 의지와 법적·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꼭 필요할 것이다.

특히 내년도의 여러 선거중 가장 먼저 치르게 될 국회의원 총선에서 돈이 적게 들게 할 정치인들 자신의 자각과 제도적장치는 당연히 이 시점에서 강조되어야 한다.그러나 이 문제에 관한 정치인들의 행태는 말과 행동이 다르게 표출되고 있어 유감이다.

여야간에 벌이고 있는 국회의원선거법 개정협상은 이 시대의 요청이라고 할 수 있는 돈 덜드는 선거를 위한 방안이 마련되기는 했어도 선거구의 증설을 위한 분구나 전국구의 배분 및 국고보조금의 증액을 위한 정치자금법의 개정 등 당리적 흥정에 치중하고 있는 인상을 주는것은 유감이다.

이렇게 될때 현재 널리 퍼져 있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그렇다면 여야는 지금이라도 다시 한번 돈을 덜 쓰되 공명선거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또 한번 논의하고 매듭을 지어야 마땅하다.총선을 앞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본인이 또 당선을 하고 소속정당이 많은 의석을 얻느냐에만 관심을 쏟는다면 이같은 주문은 들리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선거로 인한 경제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요청한다면 정당의 지도자나 협상대표들도 당연히 대의를 생각해야 한다.그리고 기득권유지에 급급한스스로를 반성해야 한다.이런 반성을 바탕으로 그동안 몸으로써 겪은 선거의 부조리를 개혁한다는 차원에서 협상에 나선다면 문제는 상당히 개선되거나 해결될 것이며 국민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규제위주로만 선거법을 고쳐서는 안된다.그렇게 될 경우 문제가 된 어느 교수의 발언대로 당락을 불문하고 입후보자 대부분을 사실상의 범법자로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돈을 덜 써도 후보자와 그의 정견을 유권자들이 잘 알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협상초점이 바꾸어지기를 기대한다.특히 선거공영제의 정신이 뿌리내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1991-11-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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