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양호… 쿠데타에 맞서라”
수정 1991-08-27 00:00
입력 1991-08-27 00:00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흑해연안 크리미아반도 하계별장에서 연금중 쿠데타 세력을 비난하고 국민들에게 이들의 말에 현혹되지 말도록 촉구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25일 소련과 미국에서 각각 공개됐다.
고르바초프의 사위 아나톨리가 쿠데타 발생일인 지난 19일 밤 감시원들 몰래 자신의 가정용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이 테이프는 이날 러시아공화국 TV와 미 NBC방송에 의해 방영됐다.
이 테이프는 고르바초프가 『국민들에 대한 추잡한 기만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기만은 반헌법적 쿠데타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이 기용한 각료들의 배신행위에 치를 떠는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와이셔츠와 크림색 가디건 차림을 한 고르바초프는 이 테이프에서 『야나예프 부통령은 내가 건강이 나빠 대통령직를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기가 소련 대통령 직무를 대행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나는 아주 건강한 상태』라고 반박하면서『야나예프가 대통령의 직무를 인수키로 한 결정과 그 이후의 모든 다른 결정은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고르바초프와 사위 아나톨리는 이 메시지를 녹화하기 위해 별장안의 모든 전기불을 끈뒤 쿠데타 가담자들과 감시자들에게 가족들이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고 안심시킨후 별장내의 한 폐쇄된 방에서 성명발표 모습을 촬영했다.
고르바초프는 또 혹시 이 테이프가 탈취당할 것에 대비,같은 장면을 4번이나 반복 촬영한뒤 테이프를 가위로 4조각으로 절단해 개인비서·보좌관·주치의 등에 각각 한조각씩 보관토록 맡기는 한편 본인도 한 조각을 간직했다.
그는 쿠데타를 중단시키기 위해 테이프의 외부반출을 시도했으며 실제로 이 테이프는 모스크바까지 전해졌으나 이때는 이미 쿠데카가 실패로 돌아간 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모스크바·워싱턴 AP 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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