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부정과 교육부의 발뺌/오풍연 사회2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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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8-10 00:00
입력 1991-08-10 00:00
요즘 교육부장관을 비롯한 교육부고위관리들은 모두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렸다.

장·차관은 물론 대학정책실장·감사관 등 이른바 요직에 앉아 있는 책임자들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건국대에 대한 교육부의 감사가 끝나고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와함께 이들 부서의 하급직 공무원에게도 함구령을 내렸는지 기자들만 보면 꽁무니를 슬글슬금 빼곤 한다.

행여 검찰수사의 불똥이 자신들에게까지 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인 듯싶다.

또 일부 언론이 교육부 관리에 대한 검찰의 내사가 시작됐다는 보도를 내보내자 교육부관리들은 펄쩍 뛰면서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이같은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다시말해 건국대입시부정사건에 관한한 교육부는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번 사건의 경우 전적인 책임을 건국대측이 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선지원 후시험의 현행 대학입시 제도하에서는 입시전형관리를 대학이 모두 거머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입시전형을 비롯한 사학의 제반운영에 대해 감독책임을 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발뺌만 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교육부가 기여한 것이 있다면 건국대에 대한 1차 감사가 미흡하다는 여론의 따가운 지적에 따라 재감사를 통해 89년부터 91년까지 3년동안 49명을 부정입학시켰다는 사실을 적발했을 뿐이다.

그래놓고는 모든 사항을 검찰에 넘겼으니 이제 그쪽을 통해 알아보라는 퉁명스런 말투다.

특히 대학정책실장과 감사관 등 실질적인 책임자라 할 수 있는 관리들은 간부회의나 손님면담 등의 이유를 들어 기자와의 접촉을 사실상 끊고 있다.

기자를 만나봐야 「득」이 없다는 속마음을 훤히 드러내 보이고 있는 셈이다.

또한 장관과 차관도 실제로 기자들을 만날 짬이 없었던지 지금껏 이번 사건에 관한 언급을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때문에 교육부 출입기자들도 이 사건의 경우 「문외한」이 될 수밖에 없었다.

교육부관리들은 특히 지나친 보신주의는 국가교육을 좀먹는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1991-08-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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