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네루가의 마지막 보루/라지브간디 전 총리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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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5-23 00:00
입력 1991-05-23 00:00
◎동생사망 뒤 정계에… 무기스캔들로 89년 실각

22일 폭탄테러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라지브 간디 전 인도총리(47)는 지난 81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84년 당시 총리였던 어머니 인디라 간디 여사가 시크교도인 경호원들에 의해 암살당하자 총리직을 승계했다.

인도 초대총리인 자와할랄 네루의 외손자이며 인디라 간디 여사의 장남인 그는 애당초 정치에는 뜻이 없어 케임브리지대학 기계공학과를 나와 인도 항공사의 조종사로 근무해 왔으나 80년 6월 당시 하원의원이던 동생 산자이가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자 「네루가」의 대를 이어받기 위해 정계에 투신했다.

어머니 인디라 간디여사의 후광을 업고 승승장구한 그는 84년 총선에서 자신이 속한 국민회의당이 하원의석의 75% 가량을 석권하는데 견인차 노릇을 하기도 했었다.

정치지도자로서 품위있고 원만하여 논리적이라는 평판을 받아온 라지브 간디는 초기엔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신임을 얻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인도 북부 펀잡주의 시크족 반란문제 해결과 경제개혁에 실패하면서 민심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87년 스웨덴의 한 무기회사가 인도정부와의 무기판매 계약을 따내기 위해 5천만 달러의 뇌물을 준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포브스 스캔들」로 그는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89년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총리직을 사임했다. 총리재임시 중국과 소련을 방문,괄목할 만한 외교적 성과를 이룩했던 라지브 간디는 87년 7월 스리랑카와 타밀족 문제해결을 위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인도 평화유지군을 스리랑카에 파견했으나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인도 정부는 지난해 3월 병력을 철수시키기도 했다.

라지브 간디는 총리재임시기이던 86년 10월과 87년 7월 2차례에 걸쳐 암살을 모면한 바 있으며 총리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만 해도 방탄조끼를 입고 방탄유리 뒤에서 생활해왔다.

44년 봄베이에서 출생한 라지브 간디는 68년 이탈리아여인 소니아 마이노와 결혼,1남1녀를 두고 있으며 아들 라훌은 이제 겨우 16살이기 때문에 40년간의 「네루가집권」은 그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 듯하다.<김현철 기자>
1991-05-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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