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아파트 가격 구조(사설)
수정 1991-04-16 00:00
입력 1991-04-16 00:00
신규 아파트분양가격이 크게 나누어 3원화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구조가 복잡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현재 아파트의 가격구조는 기존아파트와 신규분양아파트 가격으로 2원화되어 있고 기존아파트의 경우도 대형아파트와 중형 이하 아파트간에 가격차이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신규아파트 가격이 다단계화됨으로써 가격구조가 아주 복잡한 형태를 띠게 되었다. 원칙적으로 1물1가법칙 이상 좋은 가격구조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아파트 가격구조를 다원화시킨데는 물론 이유가 있다.
주택건설업계가 아파트 표준건축비의 16% 인상에 물가보상제를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정부의 가격결정이 복잡하게 된 것이다. 정부가 물가보상제를 허용할 경우 근로자 임금은 물론 다른 가격 및 서비스요금 인상에 같은 원리를 허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에서 물가연동제를 허용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잘된 일이나 결과적으로 가격구조에 또다른 왜곡현상이 야기된 것이다.
또 채권입찰제를 확대한 것도 실질적인 면에서 가격구조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기존 아파트가격과 신규아파트 가격간의 심한 괴리현상을 보완하는 것이 채권입찰제 실시의 목적이다. 그러나 이 제도 역시 가격구조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아파트가격 조정에서 또다른 문제는 표준건축비가 소형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두자릿 수나 인상된 점이다. 정부가 근로자의 임금을 한자릿 수에 억제하라고 하면서 아파트 건축비는 두자릿 수 인상을 허용한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노사협상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번 아파트가격 인상으로 기존 아파트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경제현안 가운데 주택문제만큼 난해한 문제는 없는 것 같다. 정부는 이번 아파트가격 조정 이후 부동산가격의 급등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점차 복잡하게 되고 있는 가격구조를 단순화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기존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간의 심한 가격 차이가 해소되지 않는 한 아파트 투기는 근절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한 가격구조의 왜곡과 모순을 시정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파트 가격의 자율화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공급과 수요에 의하여 가격이 형성되는 시장원리가 존중될 때 모든 문제가 해소된다. 그러나 아파트가격 자율화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가격폭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자율화조치를 단행치 못하고 있는 줄로 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단계적인 자율화를 통해 가격구조의 왜곡현상은 시정되어야 한다. 자율화에 따라 주택마련이 어려운 계층에 대해서는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한편 주택의 개념을 소유에서 거주의 개념으로 점차 바꾸는 것이 바람직스런 주택정책 방향이다.
1991-04-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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