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주택 법정관리후 3자에 넘길듯/계열서 이탈 불가피한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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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3-05 00:00
입력 1991-03-05 00:00
한보주택이 지난 2일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그룹의 장래가 다시 불투명해졌다.
법정관리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면 한보주택에 대한 모든 채권이 일시에 동결돼 한보주택은 매일 돌아오는 어음결제부담을 피할 수 있지만 그동안 많은 법정관리 기업들이 법정관리후 원소유주에게 돌아간 사례가 드물어 법정관리후 제3자 인수라는 당초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보주택의 채권자들이 주택에 보증채무를 지고 있는 한보철강에 대해 소송 등을 통해 채권을 행사할 경우 한보철강의 앞날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한보철강의 주거래은행인 서울신탁은행은 자금관리 직원을 철강에 파견,자금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나 철강이 한보주택에 대해 보증해준 채무규모가 예상외로 많을 경우 법정관리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신탁은행은 한보철강이 지난해 매출액 3천2백억원에 당기순이익만도 1백87억원을 올려 현재로선 자금관리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은행관리는 피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기업체의 특성상 경영까지 맡는 은행관리가 큰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한보주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한보철강은 당분간 은행의 자금관리를 받을 것으로 보여 사태가 악화되지 않는 한 한보주택이 계열에서 일단 떨어져 나가는 형태로 수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보측으로서는 법정관리를 거쳐 회사가 갱생할 경우 다시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자금한계를 버티다 막바지에 법정관리라는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보주택이 주택조합에 발행해준 1천억원의 「위약금어음」 결제기일(11일)이 코앞에 닥침에 따라 전격적으로 법정관리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주택은 이 어음이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조합측이 이 어음을 돌릴 경우 은행측의 추가자금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부도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 가능성에 기대를 건 것으로 보인다.
한보주택의 법정관리신청은 빠르면 이번주내에 법원의 채권보전 처분명령이 떨어짐으로써 한보주택에 대한 채권동결조치로 이어질 전망이다.
채권이 동결되면 법원은 공인회계사·변호사 등으로 기업실사팀을 구성,기업의 갱생여부를 판단한 뒤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내리게 된다. 법원의 개시결정이 내려지면 채권자로부터 채권신고를 받게되고 채권자회의를 열어 채권정리계획이 마련된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통상적으로 물품대금으로 주고 받은 진성어음과 종업원의 임금채권은 지불이 되나 여타채권은 5년이나 10년,길게는 20년 이상 원리금 상황유예와 감면조치가 따르게 된다.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그만큼 금융비용부담을 덜게돼 자금여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법정관리에 들어간다고 기업이 모두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70년대 이후 지금까지 법정관리나 은행관리에 들어간 업체는 대략 3백여개 업체를 웃도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이들중 대부분이 부도처리되거나 제3자에 인수됐으며 갱생한 기업은 극히 드물다. 조선공사 대한 선주 공영토건 정우개발 등 많은 관리업체들이 제3자에 인수됐다. 물론 동양고무와 같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지난 74년 8년만에 정상화된 기업도 있다.<권혁찬기자>
1991-03-0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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