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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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1-23 00:00
입력 1991-01-23 00:00
상공위 소속 국회의원과 문교체육위 소속 국회의원의 뇌물 외유 소식이 표면화했다. 그동안의 국회 행태가 국민들의 눈에는 대단히 못마땅했던 터라서 이 소식은 각별한 불쾌감을 준다. ◆그런데 더 불쾌하게 하는 것은 상공위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떠벌린 강변이다. 그동안 수없이 있어온 관계인데 무슨 잘못이라고 새삼스럽게 말썽을 일으키느냐는 말투. 『전에는 1년에 5억원의 무역 특례자금을 지원 받은 사례도 있다』면서 사뭇 당당하다. 『재수없이 우리만 가지고 왜들 이래?』 『우리를 이럴 양이면 전에 있었던 일도 캐내야 할 것 아니야?』하는 심정을 행간에서 읽을 수 있게 한다. ◆잘못임을 알면서도 잘못임을 느끼지 않은 채 저지르는 잘못. 우리의 일부 공직자 사회에서 정기적으로 「상납」하는 「관례」같은 사례가 그것이다. 그 「잘못」을 우리 국회의원 나으리들도 태연히 연출해 왔음을 이 세사람은 알린다. 그러면서도 「당연한 것」이라 여기면서 「잘못」에 대한 자각이 없다. 고개를 빳빳이 하는 항변이 더 얄밉고 더 괘씸해진다.그 양심,그 의식구조의 도덕성으로 논했던 국정. 그게 과연 국이민복 편이었을까. ◆새삼스럽게 지난 연말의 세비인상 문제도 떠오른다. 업자 돈으로 부부가 함께 여행하면서 국회에는 「자비여행」이라고 보고할 수도 있는 그 배짱들. 그런 「양심」들이었기에 제 이끗 찾기에는 「만장일치」의 합의를 했던 것 아닐까. 그래놓고 시끄러워지자 「반납」하는 촌극까지도 벌이고. 남의 잘못 따지면서는 난투극도 불사하는 사람들이 자기 잘못에는 스스로 관대해진다. 그들이 과연 우리사회의 「지도층」인 것일까. ◆세 의원이 말한 대로라면 옛 일은 젖혀 두더라도 연말연시의 다른 「외유」라 해서 온전한 것이었을까 생각케도 한다. 생각할수록 분통 터지는 마음. 자신들부터 하지못한 「5공 청산」을 남한테만 대고 호통쳤던 청문회의 세월도 언짢게 회상된다. 남에게 불호령만 내리는 높은 양반들. 이번에는 자신들한테 내리는 걸 한번 보고 싶다.
1991-01-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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