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심리를 안정시켜야(사설)
수정 1990-05-03 00:00
입력 1990-05-03 00:00
경제불안과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부유층은 이와는 거리가 먼 과소비와 퇴졔적 낭비를 일삼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가계의 주체들 모두가 「경제하려는 의지」와는 동떨어진 상태에 있음을 피부로 절감하게 된다.
재화의 확대재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은 어떤가. 지난 3년동안 막대한 흑자가 발생하자 그 돈으로 재테크와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우리상품의 대외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시설투자를 늘리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일에는 아예 외면해 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노사분규로 인하여 투자심리가 위측되었다고 하지만 실은 눈앞의 이익에 매달려 투기쪽에 거의 모든 관심을 집중시킨 것으로 여겨진다. 그 뿐아니라 수출이 원절상으로 채산성이 맞지않자 수입으로 눈을 돌려 무역수지를 적자로 반전시키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있다. 대기업 자신들이 생산하는 자동차와 전자제품들을 스스로 수입하는 이른바 「자해수입」이 성행하고 있다.
영세한 기업들이 목전의 이익을 위하여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외국제품을 수입할 경우에 대비하여 자사제품들의 품질개선과 아프터서비스등을 강화해야 할 대기업들이 오히려 수입에 급급하는 한국적 아이러니는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대기업의 수입행위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가품과 사치성 소비재 위주의 수입이 과소비와 함께 유통구조까지 왜곡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근로자들 또한 지난 3년동안의 노사분규과정에서 생산성 향상보다는 임금인상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분규기간동안 파업과 태업 또는 조업단축등은 예사이고 분규가 끝난 후에도 근로의욕이 현저히 감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이 줄고 있는 것 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근로분위기의 이완현상이다.
경제정책을 주도해야 할 정부 역시 정책실기를 일삼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이반현상을 간과해 왔다. 거시적 경제지표에 나타나지 않는 경제심리 이완현상은 도외시한 채 하반기에는 경제가 회복되리라고 낙관해 왔다. 정책당국은 어째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그토록 궤도를 이탈해 있는지를 헤아리지 않고 일반적인 경기대책만을 발표하곤 했다.
경제심리 이반현상의 주범은 불로소득이다. 대기업들이 부동산투기나 손쉬운 수입으로 치부를 하는 현실에서,부동산가격이 뛰고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는 상태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열심히 일할 기분과 마음을 가질 수 없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대기업의 부동산투기억제는 물론 무분별한 수입행위등 포괄적 의미의 불로소득 억제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대통령의 지시에 의하여 겨우 기업부동산대책 수립에 나서는 미온적 자세를 버리고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경제심리안정 대책을 강구하기를 촉구한다.
1990-05-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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