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 바탕,집권당면모 새로이/민자 최고위원 청와대회동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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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4-27 00:00
입력 1990-04-27 00:00
26일의 청와대 4자회동이 그동안 당내분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당지도체제문제를 해소함으로써 민자당은 집권당으로서 면모를 새로이 했다.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김종필 두 최고위원,그리고 박태준 최고위원대행은 이날 회동에서 총재단일지도체제로 당의 지도체제를 결정하는 등 국정현안 및 당운영방안에 대해 7개항의 합의를 끌어냈다.
민자당수뇌들은 박철언 정무1장관의 발언파동에 이은 「대권밀약설」로 합당정신이 크게 훼손되었고 국민에 대한 집권당으로서의 신뢰감을 크게 실추시켰다는 공동인식아래 자성을 바탕으로 이러한 합의를 도출한 것이다.
지도체제문제와 관련,『지도체제는 총재제로 하며 총재는 당을 대표한다』고 못박음으로써 오는 5월9일 창당전당대회에서 민자당은 총재단일지도체제임을 천명할 것 같다.
또 「총재는 최고위원과 협의하여 당무를 통할하고 대표최고위원은 최고위원들과 합의하여 당무의 집행을 총괄한다」고 합의한 것은 총재대표최고위원최고위원으로 그 서열을 확실히 하는 한편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간의 관계는 당무집행의 권능면에서는 수평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최고위원의 당무집행은 최고위원들과 「합의」에 의해 이뤄져야 하므로 대표최고위원의 독주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합의발표문에는 없지만 총재와 대표최고위원ㆍ최고위원의 선출방법에 대한 4자의 합의는 이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즉 총재와 5인이내의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선출하지만 대표최고위원은 총재가 최고위원중에서 지명,임명하거나 최고위원끼리 호선하여 총재가 임명토록 한 것이다.
따라서 대표최고위원 선출 또는 선임이 전당대회를 거치지 않는다는 것은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의 권능이 동격이란 점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권밀약설」파문이 한마디로 김영삼최고위원의 당권장악 및 향후 대권후계구도를 어느 수준으로,어떤 문구로 당헌에 담보하느냐에 연유된 것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이날 4자합의문제에서 그가 얻은 것은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민주계는 지금까지 총재가 대표최고위원을 임명할 경우 논리적으로 면직권도 갖게 되고 따라서 대표최고위원의 권능과 위상이 다른 최고위원과 동격이라는 점을 들어 반발하면서 「전당대회선출」 또는 「총재지명전당대회인준」 방식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민정계에선 이왕 대표최고위원을 별도로 전당대회에서 선출(인준)하려 한다면 차라리 경선제를 채택하자고 역공,여차하면 김영삼최고위원과 민정계후보를 경쟁시켜 다수대의원의 힘을 과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것이다.
이번 회동에서는 92년 14대총선후의 당권문제등 「장래」문제는 거론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의견교환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영삼최고위원은 이번 4자회동에서 많은 것을 양보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후퇴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그 이유는 민주계의 「대권밀약설」 발설등이 여론의 비판을 집중적으로 받은데다 「구국적 결단」에 의한 합당이 고작 당권과 대권을 염두에 둔 야합으로 비치는 데 따른 정치적 변명을 행동으로 보이지 않을 수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동은 당지도체제문제 뿐만아니라 현대중공업파업사태를 비롯한 대기업노조의 연쇄파업움직임,KBS사태,연일 폭락하는 증시,물가불안,부동산문제 등 당면 국정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 집권당 수뇌부로서 문제해결의 결연한 의지를 보인 것은 모처럼 보는 생산적 결실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불법노사분규에 대한 단호한 대처,KBS의 무조건 조속한 방송정상화,대기업의 비업무용 토지처분유도 및 신규취득억제,그리고 이를 어기는 업체에 대한 강력한 제재조치강구 등을 강조한 것은 정치안정,민생안정의 안전판으로서의 집권당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다짐으로 평가된다.
또한 전당대회를 단합된 모습으로 치르고 계파중심의 당운영 인상을 불식하며 최고위원과 주요당직자들이 이를 솔선수범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그동안의 민자당내분에 수뇌부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집권당의 정치역량이 국정현안과 과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집중돼야 할 것이며 그렇게될 경우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청와대 4자회동은 적지 않은 성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이경형기자>
◎청와대 4자회동 합의발표문 전문
①당이 전당대회를 단합된 모습으로 치름은 물론 민생경제문제 등 현안과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여 국민의 기대에 적극 부응할 것을 다짐했다.
②물가,전ㆍ월세 등 민생문제와 수출,부동산,증시 등 당면경제문제의 해결에 당정이 협조하여 총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특히 부동산문제와 관련,대기업의 비업무용 토지는 조속한 처분을 유도하고 이의 신규취득을 억제토록 하는 한편 이를 어기는 업체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강구키로 했다.
③현대중공업등에서 불법적인 노사분규가 일어나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이러한 불법노사분규는 가뜩이나 침체된 국민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아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④KBS사태에 대하여 KBS는 국민의 방송이며 국민의 것이므로 무조건 조속한 방송정상화가 이루어져 국민의 방송으로서 그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⑤박태준 최고위원대행의 방일결과를 보고받고 한일현안에 관한 일본정부의 태도를 주시키로 했다.
⑥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새로운 지도체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가)지도체제는 총재제로 하며 총재는 당을 대표한다.
(나)총재는 최고위원과 협의하여 당무를 통할한다.
(다)최고위원은 5인이내로 두되 그중 1인은 대표최고위원이 된다. 대표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을 대표한다.
(라)대표최고위원은 최고위원들과 합의하여 당무의 집행을 총괄한다.
⑦당이 계파중심으로 운영되는 인상을 불식하도록 최고위원 및 주요 당직자들이 솔선수범키로 했으며 당내 융화와 결속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다짐했다.
1990-04-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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