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해결사」인가/이용원 경제부 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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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2-23 00:00
입력 1990-02-23 00:00
세입자건 자가 소유자건,물가를 걱정하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더러는 「역시 국세청」이라면서 그 위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효력이 얼마나 지속될 지 우려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공훈의 주역인 세무공무원들은 자부심을 느낄만도 할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듯 하다.
언제부턴가 우리사회는 국세청은 「해결사」또는 「투기단속청」 정도로 인식하게끔 되었다.
국세청은 지난해 투기조사에만 연인원 5천여명을 동원,투기꾼 6천4백여명을 적발하고 2천1억원이 넘는 세금을 추징하면서 부동산 투기를 어느정도 잠재우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때문인지 올들어서도 사회적 병폐현상이 나타나면 의례 국세청이 등장하곤 했다.
일부 기업인ㆍ재벌2세가 히로뽕을 상용하고 연예인들과 퇴폐ㆍ향락을 벌인 사실이 밝혀지자 관련기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이 좋은 예라 할수 있다.
「세무조사…」 운운은 국세청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환경처는 공해배출업소에 대해,문공부는 불법 출판물 간행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겠다고 「엄포」를 놓아 국세청을 곤혹케 하기도 했다.
모든 행정부서가 최후의 해결방안을 국세청에 떠넘기는 꼴이다.
그렇다면 국세청은 과연 「해결사」인가.
이번 전세값 부당 인사조사에 나서면서 국세청은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결과로 지금까지는 소기의 목적이 달성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세청의 고민은 적지 않다.
세무조사로도 진정되지 않으면 또 무슨 방법을 써야할지,또 이 건이 끝나면 뒤를 이을 조사대상은 무엇인지.
가장 큰 걱정거리라면 역시 국민의 평가일 것이다. 국세청은 지금처럼 세무조사가 거듭된다면 결국 국민 사이에 「불감증」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면 세금을 낸다는 「행위」 자체가 「징벌」로 치부될 수도 있다고 보고있다.
결국 행정편의만을 쫓다가 「국가의 재정을 조달하고 공평과세로 소득균형을 기한다」는 대의를 잃을까 국세청은 초조해 하고있다.
1990-02-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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