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이니에스타, 요절 동료 추모 세리머니
수정 2010-07-12 11:24
입력 2010-07-12 00:00
연합뉴스
12일(한국 시각)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네덜란드의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 0-0의 살얼음판 같은 균형이 이어지던 연장 후반 11분.
이니에스타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와 합작으로 빚어낸 절묘한 오른발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낸 뒤 곧바로 상의 유니폼을 벗어들고 그라운드 위를 질주했다.
순간 유니폼 아래에 입고 있던 흰색 민소매 상의와 함께 손수 펜으로 정성들여 쓴 것이 분명한 “Dani Jarque siempre con nostros”라는 스페인어 글귀가 드러났다.“다니 하르케는 항상 우리와 함께 있다”라는 뜻이었다.
하르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축구팀 에스파뇰의 중앙 수비수로 지난해 8월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 훈련에 참가하던 중 이탈리아의 한 호텔에서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26세의 아까운 나이에 요절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고 프리메라기가 동료들은 그를 추모하는 의미로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이니에스타의 ‘탈의’ 세리머니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동료 선수를 잊지 않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추모 세리머니’였던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상의를 탈의하거나 옷에 특정 문구를 내보이는 골 세리머니는 경고에 해당하고 이니에스타 역시 주심의 옐로카드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죽은 동료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고 ‘꿈의 무대’인 월드컵 결승에 올라 첫 우승 감격을 함께 나눈 이니에스타의 동료 사랑에 스페인은 물론 전 세계 축구팬들도 아낌없이 찬사를 보냈다.
이날 결승골로 ‘맨 오브더 매치’로 뽑힌 이니에스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오늘 승리는 하르케와 우리 가족,스페인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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