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신태용 감독 사표 수리 ‘코치진 전원 물갈이’
수정 2012-12-08 12:03
입력 2012-12-08 00:00
박규남 성남 단장은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태용 감독의 사퇴 의사를 받아들여 사표를 수리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김도훈·이영진 코치, 차상광 골키퍼 코치 등 코치진들 역시 물갈이할 뜻을 비쳤다.
그는 “감독이 책임을 지고 그만두는 상황인데 코치들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단장으로서 그동안 부진할 때 질책도 했지만 막상 일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지만 사실상 해임에 가까워 보인다.
앞서 성남은 지난달 28일 시즌 최종전인 강원과의 홈경기 직후 신 감독, 김도훈 수석 코치, 이영진 코치, 차상광 골키퍼 코치 등 코치진 전체에 올 시즌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으며 사표를 내라고 요구했다.
다만 코치진과 일대일 면담을 통해 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으로 재신임 가능성도 있다며 사표 제출이 곧바로 해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7일 오후 신 감독이 구단 사무실을 찾아 사표를 내고 돌아가자 시간을 두고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던 입장과는 달리 그대로 수리했다.
박 단장은 “어제 신태용 감독이 직접 제출한 사표를 받고 여러 가지로 논의했지만 신 감독이 2년 정도 쉬었으면 좋겠다는 의지가 강해 어쩔 수 없었다”며 “올해 성적이 부진했던 데에 (신 감독이) 고민도 많이 한 것 같다”고 이같이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후임 감독과 코치에 대해서는 “아직은 숨 돌릴 시간이 필요하다”며 “좀 더 시간을 두고 후임자를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구단을 통해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고 한 템포 쉬려 한다”며 “지난 4년간 감독생활을 통해 많이 배웠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과제도 얻었다”고 전했다.
신 감독은 “영원한 성남맨으로 남기 위해서도 지금은 휴식이 필요한 때”라며 “지친 심신을 추스린 후 1~2년간 유학을 다녀오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은 현역 시절 성남의 전성기를 이끈 스타선수 출신으로 2008년 말 전임자인 김학범 현 강원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 대행으로 친정팀 지휘봉을 잡았다.
첫 시즌인 2009년 정규리그와 FA컵 준우승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듬해 ‘대행’ 꼬리표를 떼고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궜고 2011년에는 핵심 전력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도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신 감독은 그러나 올 시즌 초 전력을 대거 보충하며 ‘트레블’을 노리고도 부진을 거듭, 상위 리그에 들지 못하고 최종순위 12위(14승10무20패·승점 52)로 시즌을 마쳤다.
그는 올 시즌 실패를 거울삼아 팀을 재정비해 내년 시즌에는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의욕을 보였으나 결국 자진사퇴 형식으로 성남과 결별하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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