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인종차별 선수들 의회 청문회에 소환될 듯
수정 2012-01-11 09:42
입력 2012-01-11 00:00
영국 의회의 문화·미디어·체육 위원회는 오는 3월 청문회를 열어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종주의 실상을 파헤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위원회는 최근 사례의 진상부터 파악하겠다고 밝혀 존 테리(첼시),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가해자와 피해자가 대거 소환될 것임을 시사했다.
존 위팅데일 위원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장 안팎의 인종주의가 옛날 얘기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 것 같다”며 “우리는 이런 현상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선수들의 입을 통해 최근 사건들의 전모를 파악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테리는 작년 10월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안톤 퍼디낸드(퀸스파크 레인저스)에게 인종차별이 섞인 욕설을 퍼부었다가 기소돼 올 2월 법정에 서게 된다.
우루과이 출신인 수아레스도 작년 10월 경기에서 7차례에 걸쳐 에브라를 ‘네그로스(negros·흑인)’라고 불렀다가 8경기 출전정지와 제재금 납부 등 리그 차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축구장에서 불거지는 인종·민족 차별은 리그 간 선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사라지는 추세였으나 최근 들어 새삼 두드러지고 있다.
브라질 대표 출신 호베르투 카를루스(안지 마하치칼라)는 러시아 리그 경기 중에 한 팬으로부터 껍질을 깐 바나나를 받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미드필더 기성용(셀틱)은 작년 1월 일본과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인중을 길게 늘어뜨리고 손으로 얼굴을 긁는 원숭이 제스처를 선보여 논란을 일으켰다.
차두리(셀틱)는 스코틀랜드 리그 경기에서 기성용이 공을 잡을 때 관중석에서 원숭이 소리가 터져 나와 화가 치밀었다고 털어놓았다.
요시 베나윤(아스널)은 첼시 시절이던 작년 말레이시아에서 친선경기를 하다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관중의 집단적인 야유를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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