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있다면 그대가 국가대표”
수정 2010-07-29 00:34
입력 2010-07-29 00:00
경기장은커녕 스타트 연습장도 없는 ‘썰매 불모지’ 한국에서 일군 기적이었다. 봅슬레이 운송비가 없어 빌린 장비로 대회에 출전하던 그들이었다.
감격으로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봅슬레이팀은 이내 방긋 웃으며 희망을 말했다. “우린 운동신경도 없고, 제대로 된 훈련장소도 없었어요. 그런데도 ‘썰매 3종목’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가 모두 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스타트 연습장이 완공되고 운동에 소질 있는 친구들이 들어온다면 금메달도 가능해요.”
그러고 6개월. 봅슬레이-스켈레톤이 국가대표를 뽑는다. 연맹 홈페이지에 쓰인 모집요강은 이렇다. ‘기본 자격조건은 없습니다. 다만, 쉽게 좌절하지 않으며 도전과 극한 상황에 대한 인내와 의지가 있으신 분들이면 환영합니다.’ 태극마크를 다는 데 기본 자격조건이 없다고. 그렇다. 열정과 의지가 최우선이다. 운동 능력은 그다음.
31일까지 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대표에 도전할 수 있다. 신청자들은 새달 21~27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에서 합숙하며 강습도 받고 선발전도 치른다.
30m·60m달리기, 포환던지기, 파워클린(역기 들어 올리는 자세로 근력측정), 제자리멀리뛰기 등 네 종목을 평가한다. 새로 완공된 스타트 연습장에서 출발연습도 ‘질리도록’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썰매를 들여와 스켈레톤·루지·봅슬레이로 종목을 바꿔가며 세 번이나 올림픽 무대를 밟은 ‘선구자’ 강광배 감독은 가슴이 벅차다. “기존엔 체력테스트만 했었는데, 이번에 스타트 훈련장이 완공돼 스타트까지 평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가대표가 꿈인, 열정으로 가득 찬, 운동신경이 있는 사람을 뽑아 잘 지도하고 싶어요.”라고 들떠했다.
이어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거예요. 스포츠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뽑을 정원은 스켈레톤 3명, 봅슬레이 5명. 국가대표 상비군의 길도 활짝 열려 있다. 바늘구멍(?)이지만 의지와 열정, 가능성만으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종목이 또 어디 있을까. “우리가 가는 길이 곧 역사”라며 벅차하던 썰매팀의 환호가 귓가에 생생하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0-07-2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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