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어게인 1973’
정현숙(57)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부위원장은 2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막을 올리는 세계탁구선수권 참관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1973년 이맘 때 사라예보에서 들려온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탁구계를 대변하는 말이다. 다음달 5일까지 열리는 대회엔 때마침 대진운도 따랐다.
세계랭킹 11위인 남자 간판 유승민(27·삼성생명)은 27일 추첨 결과 단식 1회전에서 루보미르 잔카릭(체코)과 첫 경기를 벌인다. 2007년 크로아티아 대회 단식 동메달리스트인 유승민은 8강전에서 세계 1위인 왕하오(중국)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유승민은 2004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왕하오를 4-2로 꺾고 우승했지만,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단체전을 포함해 이후 11차례 맞대결에서 전패를 당하며 상대전적 2승17패로 뒤졌다. 유승민은 그러나 2007년 크로아티아 대회 때 64강 징크스를 깨고 단식 동메달을 땄고, 왕하오가 올림픽 결승에서 2회 연속 패배하는 등 중요한 경기에서 약점을 보여 승부를 걸 만하다고 보고 있다.
컨디션이 날아갈 듯한 ‘수비의 달인’ 주세혁(29·삼성생명·세계 9위)도 전패 수모를 안긴 왕하오와 결승까지 대결을 피했다. 대신 8강에서 세계 2위 마린(중국)과 준결승 티켓을 놓고 다툴 확률이 높다.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 때 한국남자 사상 최고의 성적인 준우승을 일궜던 주세혁은 한층 정교해진 커트에다 공격 비중까지 높여 이번에도 마린을 넘고 4강에 오를 각오다. 맏형 오상은(32·KT&G)도 초반 문턱을 넘으면 마린과 16강 대결을 벌이게 된다.
여자부에서는 에이스 김경아(28)가 부전승으로 단식 64강에 올랐으나 당예서(27·이상 대한항공)와 32강전에서 맞붙어 부담스럽게 됐다. 부동의 세계 최강자인 장이닝(28·중국)과 결승 이전 대결을 피한 것은 다행스럽다.
남자 복식에 나서는 유승민-오상은 콤비는 왕하오-천치(중국) 조와의 8강 맞대결이 최대 고비다. 여자 복식에서는 수비수 콤비인 김경아-박미영(28·삼성생명) 조가 32강에서 홍콩의 장루이-라슈페이 조를 만나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혼합복식에 나서는 주세혁-박미영 조도 준결승까지 큰 적수가 없어 기대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