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나이스샷] 해외 골프관광 줄일 처방전은 있다
수정 2008-10-01 00:00
입력 2008-10-01 00:00
첫째, 골퍼들은 늘 새로운 코스에서 플레이하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따라서 한번 쳐 본 곳보다는 새로운 골프장, 자국이 아닌 외국에서 치고 싶어 한다. 물론, 이는 한국이나 일본, 심지어 미국 골퍼들까지 공통으로 갖고 있는 것이어서 한국 골퍼의 광적인 해외골프 투어와는 상관이 없다.
둘째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다. 골프인구는 많은데 골프장이 절대 부족해서다. 다만, 이것도 최근 골프장 공급이 수요를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해결돼 가는 과정이다. 셋째는 국내 골프장의 대단히 높은 비용 때문이다.
주말엔 그린피를 22만원은 줘야 골프를 칠 수 있다. 주중에도 20만원 수준이다. 정부는 최근 지방 골프장을 대상으로 조세특례제한법을 통한 차등 그린피 인하 조치를 취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골프장은 3만∼4만원의 그린피 인하가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 골퍼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어 정작 수도권에 거주하는 골퍼들은 아직도 비싼 그린피를 지불하고 라운드를 해야 한다. 정부의 노력에 비해 실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 뻔하다.
여기에 골프장 식음료 비용이 시중 가격보다 3∼8배까지 비싸 골퍼들의 강한 불만을 사고 있으며, 이것이 해외로 눈을 돌리게 하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판이다. 슈퍼마켓에서 300원이면 살 수 있는 찐계란이 1500∼2000원으로 5∼6배나 비싸다.3500원이면 먹을 수 있는 자장면의 가격은 골프장에선 8000원으로 둔갑한다. 단순히 그린피 인하 하나만으로 해외로 향하는 골퍼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정부와 골프 관계자들은 보다 현실 적인 곳에서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 단순히 그린피만 내렸다고 해서 근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절대 아니다. 국내 골프장 역시 무조건 식음료 비용을 내리라고 하면 단 한 군데도 내릴 의향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친 세금과 높은 인건비 때문이다.
정부는 한 해 100만명이 넘는 골퍼가 1조원 이상의 돈을 해외 골프장에 뿌리는 것을 막기 위해선 그린피 인하뿐만 아니라 각종 과다 세금부터 현실화시켜야 한다. 골프장의 찐계란, 자장면 값이 그대로라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골퍼들의 발길도 그대로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2008-10-0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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