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요르단전 운좋아 이겼지만…
임병선 기자
수정 2008-06-09 00:00
입력 2008-06-09 00:00
한마디로 색깔을 잃어버렸다. 지난달 31일 요르단과의 홈경기에 왼쪽 날개로 기용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돌리고 좌우날개에 이근호(대구)와 설기현을 배치한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측면 돌파도 시원찮았고 둘의 크로스는 부정확해 공격 루트를 열지 못했다. 전반 20분까지 슈팅 한 차례 없었다. 원톱 박주영(서울)은 페널티킥을 집어넣었을 뿐 90분 내내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행히 오른쪽 윙백 오범석(사마라)이 운 좋게 페널티킥을 이끌어내 이겼지만 ‘잠가도 너무 잠근’ 용병술 탓에 미드필더 자원이 아예 사라진 데다 공수 거리가 한참 멀어져 제대로 된 공격을 구사할 수 없었다. 실리를 택했다지만 패스할 곳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몸을 사리는 선수들의 모습에 팬들은 격분했다.
김동진(제니트)의 부상으로 흔들린 수비진은 이날도 여전히 불안했다. 큰 경기 경험에 대한 믿음에 재차 부름을 받은 이영표(토트넘)는 전반에만 세 차례 걷어낸 공이 상대 공격에게 건네져 위기를 불러들였다. 결국 허 감독은 후반 22분 이영표 대신 이정수(수원)를 들여보내 강민수(전북)-조용형(제주)-곽희주(수원)에 덧붙여 네 명에게 중앙수비를 맡기는 소극적인 전술을 구사했다. 김남일(빗셀 고베)이 어느 정도 제 몫을 해줬지만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조원희(수원)는 의욕만 넘쳐 실수가 잦았다. 한국의 승리는 전반 6분 타에르 바와브의 결정적인 슛을 수문장 정성룡(성남)이 걷어내고 서울에서 두 골을 터뜨린 하산 압둘 파타의 결정적인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온 행운에 크게 힘입었다.
투르크메니스탄 이동에 앞서 9일부터 터키 이스탄불에서 사흘 체류하는 허정무호는 단기간에 조직력과 득점력을 최대한 가다듬어야 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8-06-0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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