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표 국내대회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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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기자
수정 2006-02-08 00:00
입력 2006-02-08 00:00
오는 12월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마라톤 동반 우승을 노리던 이봉주(36)와 이은정(25·이상 삼성전자)이 대표 탈락의 위기에 놓였다.

컨디션 관계없이 참가해야 할판

대한육상연맹은 지난달 초 이봉주와 이은정을 포함한 아시안게임 드림팀을 확정,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연맹은 갑작스럽게 대표 선발기준을 변경, 지난해 5월부터 오는 4월 말까지 국내 5개대회(서울국제대회, 중앙서울대회, 춘천대회, 전국체전, 전주대회) 가운데 1개 대회 이상을 참가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당초 선발기준은 국내외 대회를 가리지 않고 기록순으로 대표를 선발했다.

이에 따라 이봉주, 이은정 등 지난해 국내대회에 불참한 선수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4월까지 열릴 대회는 서울국제대회와 전주대회 단 2개뿐. 때문에 이들은 컨디션에 관계없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두 대회 가운데 한 대회에 참가해야 할 처지다.

삼성전자육상단은 7일 “국내대회를 활성화시킨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5개 대회 가운데 3개 대회를 마친 이후 새 선발기준을 만들어 소급적용시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봉주는 오는 3월 일본 비야코대회 출전을 목표로 훈련 중이다.

삼성측은 “당초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지만 연맹의 참가요청이 있을 경우 재고 가능성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뒤늦게 국내대회 참가를 강제하면 아시안게임 출전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마라톤대회 개최측 입김설

이은정도 사정은 마찬가지. 차세대 주역인 그는 도하아시안게임 우승을 목표로 4월 런던대회나 로테르담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바뀐 규정 탓에 손발을 놓고 있는 상태. 특히 발바닥 부상으로 잠시 훈련을 중단한 이은정으로서는 다음달 열리는 서울국제대회 출전은 무리라는 것이 삼성육상단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2시간40분대의 형편없는 기록이 나오는 전주대회(4월)에 출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

때문에 삼성육상단은 이은정의 올해 출전대회를 놓고 고심 이다. 특히 연맹 회장사가 삼성이어서 삼성육상단은 드러내놓고 말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연맹은 “새 선발기준을 소급적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국내대회 활성화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소급적용이 국내 마라톤대회 주최측의 입김 탓이라는 얘기도 있다. 즉, 자사가 주최하는 대회에 이봉주나 이은정 등 유명 선수들을 참가시키기 위해 연맹에 규정 변경 압력을 넣었다는 것. 삼성육상단 외에도 황영조 감독이 이끄는 국민체육진흥공단측도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2006-02-0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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