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피해자 대부분이 학생 등 10대 청소년이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점이다. 해당 사건의 경우 단순 초상권 침해라면 당사자가 민사소송을 해야 하고, 음란물처럼 유포됐을 땐 경찰서에 신고를 접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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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캡쳐
하지만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이런 신고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조차 모른다. 석양은 “학교 선생님한테 말했지만 그냥 ‘다른 사람한테 자기 사진 보내지 말라’는 얘기만 들었다”면서 “친구랑 국민청원에 참여하긴 했는데 그 뒤로 바뀌는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페이스북,카카오톡 홍채민(홍.M.J)의 성폭력 강력 처벌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있다. 현재 1만명 가량 서명한 상태다.
하지만 국민청원은 한 달 이내 참여 인원이 20만명 이상이어야 정부의 답변을 얻을 수 있는데다, 해당 사건 같은 사이버 성폭력 범죄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아니다.
초등학생인 이모(11)양 역시 친구들한테만 말하고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이 본인의 사진을 가지고 있다는 게 무서워 차단만 한 상태다. 이양은 “경찰에 신고하거나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일이 너무 커지고 오히려 내가 받는 피해가 더 클 것 같아서 가만히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버수사대 등에 신고를 했다 해도 법적으로 가해자를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타인의 사진을 자신인 것처럼 도용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성적으로 심각하게 수치심을 느끼게 한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을 적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 처벌되는 사례는 드물다. 해당 계정이 ‘정지’된다 해도, 비슷한 일이 또 없으리란 보장도 없다.
법무법인 예율의 허윤 변호사는 “상대방에 대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를 목적으로 했다면 성폭력처벌법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서도 “단순 도용으로는 본인 의사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형사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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