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 15년 복역 후 또 2명 살해…권재찬, 무기징역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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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수정 2023-09-21 11:39
입력 2023-09-21 11:39

1심 사형→2심 무기징역
“사형에 처하는 게 정당한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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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알고 지낸 중년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유기를 도운 공범마저 살해한 권재찬(52)이 2021년 12월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12.14 연합뉴스
평소 알고 지낸 중년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유기를 도운 공범마저 살해한 권재찬(52)이 2021년 12월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1.12.14 연합뉴스
지인을 살해한 뒤 금품을 빼앗고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까지 살해한 권재찬(54)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는 강도살인·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21일 확정했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유지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강도살인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권재찬은 2021년 12월 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한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피해자 신용카드로 현금 450만원을 인출하고 1100만원 상당의 소지품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재찬은 A씨의 시신 유기와 현금 인출을 도와준 직장 동료도 이튿날 인천 중구 을왕리 근처 야산에서 둔기로 살해한 뒤 암매장했다.

1심 법원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권재찬이 두 사람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당연히 엄벌에 처해야 하지만 누가 보기에도 사형에 처하는 게 정당할 만큼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함을 느끼며 죄스럽게 숨을 쉬는 것조차도 힘들다”며 사형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사형 판결에 불만이 없다며 기각해달라고 하는 점 등은 반성의 취지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권재찬은 2003년에도 인천에서 전당포 업주를 때려 살해한 뒤 32만원을 훔쳐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뒤늦게 붙잡힌 바 있다.

당시 강도살인과 밀항단속법 위반 등 5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감형됐고 징역 15년을 복역한 뒤 2018년 출소했다.

이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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