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식사하던 소방관들…점포 불나자 사복입고 큰불 막아
강경민 기자
수정 2019-01-09 10:32
입력 2019-01-09 10:32
건물 소화전 활용 신속 진화, PC방·노래방 100여명 긴급 대피
연합뉴스 자료사진
9일 인천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화재는 8일 오후 8시 11분 동구 송현동 열쇠 제작 점포에서 발생했다.
50㎡ 남짓한 점포에서 시작된 불은 바로 옆 8층 상가건물로 번질 기세였다. 당시 이 건물 안에는 PC방·노래방·당구장·독서실 등에 100여명이 있어 불이 건물로 옮겨붙을 경우 대형 인명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때 퇴근 후 귀가하던 중부소방서 송현안전센터 정기영 소방위가 화재 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정 소방위는 곧바로 건물 1층 소화전을 찾아 소방호스를 꺼내고 진화작업을 벌였다. 행인들에게는 119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하고, 송현안전센터 동료에게도 전화해 지원을 요청했다.
마침 화재 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함께 식사하고 있던 동료 6∼7명이 밥을 먹다 말고 한달음에 달려와 진화작업에 동참했다.
일부는 패딩점퍼 사복을 입은 채 불길 바로 앞에서 방수 호스를 손에 쥐고 불길을 잡기 시작했고, 일부는 옆 건물 3∼4층으로 올라가 유리창을 깨고 그 층의 소화전 방수 호스로 열쇠점포를 향해 물을 뿌리며 화재 확산을 막았다.
나머지는 건물 내 PC방·노래방 등을 돌며 신속한 대피를 도왔다.
여기에 중부소방서 대원들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하면서 불은 15분 만인 오후 8시 26분께 완전히 꺼졌다.
이 불로 열쇠점포 주인 이모(81·여)씨가 발등에 열상을 입었지만 치료를 받고 귀가하는 등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다.
정기영 소방위는 “불이 난 점포 옆 건물의 규모를 보니 소화전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생각돼 소화전부터 찾아 진화작업을 시작했다”며 “자칫 큰불로 번질 수 있었는데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진화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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