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비자금 열쇠’ 최순실 “윤석열이 이끄는 검찰 조사 못받겠다”
신성은 기자
수정 2017-12-19 10:15
입력 2017-12-19 10:15
구치소 제출한 불출석사유서에서 주장…출석요구 거듭 불응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19일 교정 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씨에게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한 참고인으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거듭 요구했으나 최씨는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불응했다.
최씨는 구치소 관계자를 통해 검찰에 낸 불출석 사유서에서 작년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때부터 겪었다고 주장하는 ‘강압 수사’ 사례들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윤 지검장이 수장으로 있는 서울중앙지검에서는 공정한 조사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워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최근 재판에서 “그동안 검찰이 몰아가는 식으로, 윤석열 지검장이 와서 더 심해졌지만, 너무나 심한 인격 침해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윤 지검장에게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검찰은 최씨가 지난 정권에서 박 전 대통령의 개인사를 비밀리에 챙겼다는 점에서 특활비 사용처를 규명할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올해 초 특검·검찰 수사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는 의상·시술비 등으로 적지 않은 돈이 최씨를 통해 지출된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상납금 40여억 원 중 상당 부분이 박 전 대통령의 품위 유지비로 쓰인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이미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해온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등 여러 참고인을 조사해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서 받은 40억원의 돈 일부가 개인 용도로 쓰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앞서 검찰 관계자는 “뇌물 사용처를 확인하는 것도 수사에 필요한 단계”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적으로 사용한 부분이 확인됐고, 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한 이유 중 하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법조계에서는 국정원 특활비 일부가 품위 유지비 위에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이후 변호사비와 내곡동 사저 구입비에 섞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검찰은 최씨 조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최씨가 끝내 조사를 거부해도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및 특활비 전용 의혹을 규명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보고 연내 박 전 대통령을 국정원 뇌물수수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추가 조사한 뒤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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