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채용압력 의혹’ 19시간 검찰 조사…혐의 부인
수정 2017-03-04 09:20
입력 2017-03-04 09:20
출석 요구 한 달 만에 검찰 출석…박철규 전 이사장과 대질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일하던 인턴직원을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특혜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검찰에 나와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최 의원으로부터 직접 채용 압력을 받았다는 박철규 전 중진공 이사장의 진술을 비롯해 그동안 확보한 증언과 자료를 토대로 추가 조사 필요성과 기소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최 의원은 4일 새벽 4시 15분께 수원지검 안양지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나왔다. 전날인 3일 오전 9시 10분께 검찰에 출석한 지 19시간만이다.
최 의원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차량에 올라 청사를 빠져나갔다.
그는 장시간 이어진 조사에서 자신은 인턴직원 특혜채용과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박 전 이사장 등을 불러 대질신문을 벌였지만, 최 의원은 채용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 조사한 내용과 지금까지 조사된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지와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말했다.
최 의원은 지난 2013년 지역구인 경북 경산 자신의 사무실에서 2009년 초부터 2013년 초까지 일했던 인턴직원 황모씨를 채용하라고 박 전 이사장 등 중진공 관계자들을 압박, 황씨를 2013년 중진공 하반기 채용에 합격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36명 모집에 4천여명의 지원자가 몰린 당시 채용의 1차 서류전형과 2차 인·적성 검사, 마지막 외부위원 참여 면접시험에서 모두 하위권을 기록해 불합격 위기에 놓였지만, 박 전 이사장이 최 의원을 독대한 다음 날 최종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검찰은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해 황씨의 특혜채용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해 1월 박 전 이사장과 중진공 간부 1명 등 2명을 중진공의인사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 의원에 대해서는 채용 압력을 행사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서면조사 끝에 황씨의 특혜채용과 무관하다고 밝히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박 전 이사장이 자신의 업무방해 혐의 재판에서 채용 압력은 없었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최 의원으로부터 황씨채용 압력을 받았다고 진술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박 전 이사장은 당시 법정에서 “2013년 8월 1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최 의원을 독대한 자리에서 채용 압력을 받았다”며 “황씨 면접에서 외부위원이 강하게 반발해 불합격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자 최 의원이 ‘(내가) 결혼도 시킨 아이인데 그냥 해(합격시켜). 성실하고괜찮은 아이니까 믿고 써 봐’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결국 재수사에 착수해 최 의원의 보좌관인 정모씨가 중진공 간부 전모씨에게 황씨를 잘 봐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한 것으로 판단, 박 전 이사장의 재판에 나와 특혜채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정 보좌관을 위증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했다.
정 보좌관은 중진공 간부 전씨에게 “최 의원이 연루되지 않도록 하라”며 위증을 교사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정 보좌관의 요구대로 법정에서 증언한 전씨도 위증 혐의로 함께 구속됐다.
이후 수사를 이어간 검찰은 지난달 최 의원에게 검찰에 출석하라고 요구했고 최 의원은 한 달여만인 이날 검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 측은 1년여 전 박 전 이사장 등을 기소할 당시 최 의원에 대한 수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심증, 의심은 가지만 증거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 사건에서 최 의원을 직접 만난 사람은 오직 박 전 이사장인데 그가 채용 압력은 없었다고 부인해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최 의원은 당초 검찰과 협의한 출석 시간인 전날 오후 1시 30분보다 4시간여 먼저 검찰에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어제 저녁까지도 약속한 시각에 나오기로 변호인과 얘기가 됐는데 갑자기 아침에 최 의원이 변호인과 함께 나타나 당황했다”며 “언론의 취재를 피하려는 목적으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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