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블랙리스트 의혹 정점’ 김기춘·조윤선 금주 소환
수정 2017-01-15 13:49
입력 2017-01-15 13:49
“소환 준비 마무리”…‘헌법 위반 중범죄’ 구속영장 검토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할 의도로 작성됐다는 블랙리스트의 실체와 청와대 개입 여부를 규명하는 특검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1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이번 주 중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차례로 소환 조사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소환 준비가 마무리됐고 이번 주중 두 사람을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려 나올 가능성이 크다. 조 장관은 국회 청문회 위증 혐의로 고발까지 된 상태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청와대 2인이자 ‘대통령 그림자’로 불리는 비서실장을 지냈다. 재임 당시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지원 배제 실행 업무의 ‘총지휘자’로 의심받는 인물이다.
블랙리스트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최초 작성된 뒤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로 내려가 실행됐는데 그 배후에 김 전 실장이 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업무일지(비망록)에는 김 전 실장의 지시로 추정되는 표기와 함께 “사이비 예술가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좌파 문화예술가의 각종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하라”는 지시 내용도 있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블랙리스트가 청와대 주도로 작성·관리됐고 그 중심에 김 전 실장이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단서와 관련자 진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에 대해선 2014년 6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정무수석으로 재직하며 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조 장관이 작년 9월 문체부 장관으로 취임한 뒤 리스트의 존재를 인지했음에도 그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를 전혀 본 적 없다”며 거짓말한 혐의도 중대 사안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그는 이달 9일 두 번째 청문회 자리에선 야당 의원의 거듭된 질문에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지했다고 시인했으나 직접 본 적은 없고 작성·전달 경위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특검팀은 두 사람의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는 국가 기본이념인 자유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중대 범죄라는 특검의 기본 인식이다.
지난 12일 구속된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영장에는 ‘언론자유를 규정한 헌법 정신을 침해했다’는 표현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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