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폴크스바겐 본사 핵심임원 20일 소환…수사 마무리 방침
수정 2016-10-18 16:31
입력 2016-10-18 15:27
트레버 힐 한국법인 前총괄대표…유로5 배출가스 조작 본사 개입 추궁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기식 부장검사)는 20일 오전 10시 폴크스바겐 독일 본사의 트레버 힐(54) 아우디 전략 프로젝트 부문장(임원)을 불러 조사한다고 18일 밝혔다.
트레버 힐 부문장은 2007∼2012년 폴크스바겐 한국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총괄대표 겸 아우디 부문 사장을 지냈다. 해당 시기에 배출가스 조작 문제가 드러난 ‘유로 5’ 적용 차량 수입·판매 업무를 총괄했다.
당시 박동훈(64) 르노삼성 사장이 힐 부문장 밑에서 폴크스바겐 부문 사장으로 일했다.
검찰 관계자는 “힐 부문장은 일단 참고인 신분이지만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힐 부문장은 올 1월 환경부 고발로 폴크스바겐 수사가 시작된 이래 검찰에 출석하는 첫번째 피의자급 본사 임원이다. 지난달 21일에는 본사 임증 담당 임원 S씨가 참고인으로 나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유로5 차량은 배출가스 장치 조작으로 파문을 일으킨 모델이다.
이 모델은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소프트웨어 2개를 탑재해 인증시험 모드에서는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덜 배출하고 실주행 모드에서는 다량 배출하도록 설계됐다.
환경부는 2011년 7월 폴크스바겐 유로5 차량에서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되는 사실을 파악하고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AVK측이 자료 제출 거부 등 비협조로 일관해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이 의혹은 결국 작년 9월 미국에서 처음 공개돼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차량은 한국에서 12만대, 세계적으로 1천만대 이상 팔렸다.
검찰은 힐 부문장에게 당시 진상 규명 협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이 과정에 본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2010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자행된 소음·배출가스·연비 시험인증서 조작, 미인증 차량 수입 등 여러 불법행위의 본사 관여 여부도 확인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될 가능성이 큰 글로벌 유수 기업의 본사 외국인 임원이 한국을 찾아와 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라며 “한국 검찰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향후 외국 기업 수사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조사 내용을 검토해 힐 부문장의 기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시험성적서 조작의 실무작업을 한 AVK 인증담당 이사 윤모(52)씨를 구속기소 하고 여기에 일부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박동훈 전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윤씨와 함께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요하네스 타머(61) AVK 총괄대표와 토마스 쿨(51)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의 소환 조사도 마무리하고 처벌 수위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힐 부문장 소환을 끝으로 폴크스바겐 의혹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관련자 가운데 박 전 사장과 타머 대표 등은 불구속 기소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