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의존증 환자 10명 중 6명은 상습 음주운전

정현용 기자
수정 2016-06-29 11:40
입력 2016-06-29 11:40
다사랑중앙병원은 운전을 하는 알코올 의존증 환자 192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일주일간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조사 결과 한번이라도 음주운전을 한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76%(145명)를 차지했다. 3회 이상 음주운전을 했다고 답한 상습 읍주운전자는 61%(89명), 5회 이상 21%(30명), 음주운전 횟수를 셀 수 없다고 답한 환자도 26%(38명)였다.
음주운전 당시 음주량은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소주 1병 이상 또는 맥주 2000㏄ 이상이 69%(100명)로 가장 많았다. 심지어 자신이 마신 술의 양조차 알 수 없었다고 답한 응답자도 20%(29명)나 됐다.
실제 단속에 걸려 면허 정지나 취소, 징역, 벌금형 등에 처한 적이 있는 사람은 음주운전자의 69%(100명)였으며 면허취소나 집행유예 등 처벌 기간에 음주운전을 한 사람도 절반(47명)에 달했다.
음주운전 사유로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서’란 대답이 24%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조금만 운전하면 집에 도착할 수 있어서’ 23%,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적이 없어서’ 11%,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해서’ 8%, ‘단속이 없다고 생각해서’ 7% 순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단속 적발이나 처벌 이후 자신의 술 문제를 인식한 비율은 58%(84명)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환자는 단 4%(6명)에 불과했다. 알코올 문제에 대해 응답자의 65%(95명)는 스스로 술을 조절해서 마시거나 끊어야겠다고 대답했고, 22%(15명)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허성태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상습 음주운전자는 자신은 술을 마시고 운전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일쑤다”며 “특히 아무런 사고나 제재를 겪지 않고 술을 마신 뒤 운전한 경험을 갖게 되면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음주운전을 되풀이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음주운전자를 알코올 중독자로 볼 수는 없지만, 반복적으로 음주운전을 해온 사람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의심해볼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처벌뿐만 아니라 음주문제에 대해 전문적으로 치료와 교육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