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직장인 40% “성희롱 2차피해 우려돼 문제제기 꺼려”

김기중 기자
수정 2016-01-21 11:40
입력 2016-01-21 11:40
성희롱 유형은 음담패설 1위, 외모 발언 2위
국가인권위원회는 7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지난해 7월 직장인 450명과 대학·대학원생 350명 등 여성 800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2차 피해 실태 및 구제강화를 위한 연구’를 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성희롱 피해를 봤을 때 성희롱 문제를 제기하겠느냐는 질문에 40.2%가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직장 규모별로는 근로자 10인 미만인 중소 사업장에서 일하는 여성의 54.2%가 이렇게 답했다.
문제제기를 꺼리는 이유로는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날까봐’가 20.8%로 가장 많았다. ‘고용상 불이익을 당할까봐’가 14.4%, ‘처리과정 중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13.8%),‘가해자를 다시 대하는 것이 불편해서’(10.2%) 등이 꼽혔다.
여성 직장인들이 당하는 성희롱 유형으로는 음담패설 등 성적인 이야기 또는 농담이 33.8%로 가장 많았다. 외모·옷차림·몸매 등에 대한 평가 발언이 30.0%였다. 누군가와 사귄다는 소문이나 성적추문 17.6%, 회식자리에서 술시중·블루스·옆자리 강요 14.0%,사내 음란동영상 10.4% 등 순이었다.
성희롱 2차 피해를 경험한 여성 직장인들은 주변에서 공감하거나 지지하지 않고 참으라고 하는 것(22.2%)을 가장 많이 경험했다고 답했다. 성희롱은 개인적인 문제이니 알아서 해결하라는 사업주(11.3%)나 회사에서 불이익을 암시해 성희롱을 축소·은폐 하려는 경우(12.4%),회사가 성희롱 문제의 처리를 지연하거나 조치하지 않는 경우(10.9%) 등도 피해자들을 힘들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인권위는 성희롱 예방책과 피해자 구제 방안 등 종합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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