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자금 ‘윗선’ 밝혀지나…수사 확대 분수령
수정 2015-03-24 14:32
입력 2015-03-24 14:32
검찰 ‘朴상무’ 신병 우선 확보해 진술 다지기 전략비자금·정권실세 개입 ‘연결고리’ 정동화 전 부회장 소환 임박
검찰은 비자금 조성 실무를 맡은 상무급 임원들과 회사 수뇌부의 입을 여는 게 부실 인수합병 등 그룹 차원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데도 결정적 열쇠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내부감사를 벌이고 관련자들을 인사조치하며 사건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윗선’을 숨겼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조직 특성상 상무급 임원이 독자적 판단으로 거액의 회삿돈을 장기간 맘대로 빼냈다고 믿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포스코건설 직원들은 검찰 조사에서도 비자금의 구체적 사용처에 대해 모른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베트남법인장 출신의 박모(52) 전 상무를 지난 21일 밤 영장없이 긴급체포한 것은 회사 측의 회유나 말 맞추기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읽힌다.
검찰은 일단 비자금 중 상당 부분이 현지 발주처 상대 리베이트라는 본래 목적대로 쓰이지 않은 사실은 확인했다. 이제까지 비자금 규모와 조성과정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돈이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 누가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거나 주도했는지 규명해야 한다. 40억원대 횡령 혐의가 적용된 박 전 상무를 구속해 의미있는 진술을 이끌어내는 게 우선 고비다.
수사망은 곧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향할 전망이다.
정 전 부회장은 베트남 현지에서 비자금이 만들어진 2009∼2012년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박 전 상무 등의 직속상관이었다.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거나 최소한 묵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준양(67) 전 회장과 임기를 같이하면서 그룹내 2인자로 불렸다. 정 회장 취임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 등 정권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에서도 정 전 부회장이 연결고리로 지목됐다.
정 전 부회장은 부실·특혜 인수합병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의 해외사업에 처남을 참여시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여러 인수합병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정 전 회장이었지만 정 전 부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사정 탓에 정 전 부회장은 포스코건설 비자금과 그룹 차원의 부실경영이라는 수사의 두 축에서 핵심인물로 지목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상무를 비롯한 임직원들을 상대로 진술을 다진 뒤 다음주께 정 전 부회장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상무의 구속여부는 24일 밤 결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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