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가 성추행·포상금 기부 강요” 여자 컬링 대표팀 집단 사표 파문
수정 2014-03-29 03:24
입력 2014-03-29 00:00
연맹 “코치 해임·징계 내릴 것”
경기도는 28일 “도체육회와 합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컬링 국가대표팀 최민석(35·경기도청) 코치가 선수들에게 훈련 도중 폭언을 하고 손을 잡은 뒤 ‘내가 잡아 주니까 좋지’라고 말하는 등 성적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언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최 코치는 “폭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손을 잡은 것도 성추행은 아니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코치는 또 선수들이 받을 포상금 중 일부를 기부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컬링경기연맹 후원사인 신세계는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선전한 대표팀에게 포상금 1억원을 약속했고 세금을 제외한 7000만원을 선수 1인당 700만원씩 지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 코치는 “중·고교 컬링팀의 장비가 열악하니 각각 100만원씩 내자”고 제안했다. 일부 선수가 반대하자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라”며 질책했다.
최 코치는 조사 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도체육회는 최 코치의 행위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하고 조만간 해임 조치할 예정이다. 컬링연맹도 상벌위원회를 열어 최 코치에게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이달 중순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4강 신화를 일군 컬링 대표팀은 앞서 대회 직후 “코치진의 폭언과 성추행, 기부 강요 등을 견딜 수 없다”며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4-03-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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