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은 마음도 어둡다?” 편견 방송에 인권위 권고
수정 2013-11-25 10:30
입력 2013-11-25 10:30
지상파·종편채널·방송통신심의위에 “재발방지책 마련” 주문
인권위는 4개 지상파 방송사업자(KBS·MBC·SBS)와 4개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업자(jtbc·mbn·TV조선·채널A),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이런 내용의 권고안이 제43차 상임위원회에서 원안대로 의결됐다고 25일 밝혔다.
이 권고안은 인권위가 ‘이주 인권 가이드라인 모니터링단’을 만들고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지상파·종편 방송의 저녁 뉴스, 다문화 특화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오락 프로그램 등 총 35개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모니터링 대상 프로그램 중 상당수가 방송에서 특정 인종·문화에 대한 편견·고정관념을 그대로 보여주거나 이주민을 차별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특정 인종·문화에 대한 편견 조장 사례로 ▲ 흑인에게 “피부가 어두워서 사람도 어두운 줄 알았다”라고 한 지상파 프로그램 출연자의 발언 ▲ 아프리카 원주민 춤을 킹콩의 춤에 비유한 지상파 프로그램 등이 지적됐다.
이주민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방송한 프로그램으로 ▲ “다문화 가정 아이라서 걱정이 많고 내성적”이라는 지상파 프로그램 출연 교사의 발언 ▲ 정확한 근거 없이 “탈북여성 상당수가 성병을 갖고 있다”고 보도한 종편채널 뉴스가 언급됐다.
’다(多)문화’는 ‘다양한 문화’를 뜻하는 정책 용어지만 방송에서는 그 뜻과 다르게 이주민만을 구분해 부를 때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권위는 ‘검은 머리 푸른 눈’처럼 신체적 특징을 과도하게 부각한 표현이나 ‘왜색’, ‘꽃제비’ 등처럼 특정 국가나 대상을 비하한 표현 역시 제한 없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또 “산낙지나 삭힌 홍어를 먹어야 진짜 한국인”이라며 이주민에게 한국의 음식이나 문화를 지나치게 강요하는 듯한 방송 내용도 이주민에 대한 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인권위 관계자는 “TV 방송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주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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