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진·예슬사건 5주기…끝내 못찾는 아이 연간 26명
수정 2012-12-24 09:31
입력 2012-12-24 00:00
실종 후 못 찾는 사례 지난해 배증…”장기 대책 필요”
연평균 26명의 아이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데다 최근 들어 장기 실종 아동 수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체계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실종 아동 1만1천명…47명 ‘오리무중’= 2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실종 신고된 14세 미만 아동은 1만1천425명으로 하루 31.3명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08년에는 9천485명, 2009년 9천257명, 2010년 1만872명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 신고 이후에도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는 아이들은 지난 4년간 103명에 이른다. 2008년 15명, 2009년 17명, 2010년 24명, 2011년 47명으로 매년 25.8명의 아이들이 ‘장기 미발견’ 상태로 남아있다. 특히 지난해 장기 실종 아동의 숫자는 전년도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실종 후 아이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5시간. 실종 후 48시간이 지나면 발견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경찰 관계자는 “요즘에는 놀이공원, 시설 등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못 찾는 경우는 드물다”며 “미발견 아이들은 경찰에 발견되더라도 부모가 확인되지 않아 보호시설로 보내졌거나 범죄에 노출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종 장기화, 범죄 노출 개연성…”전담인력 늘려야” = 혜진·예슬양 사건 이후 정부는 아동 성폭행범 형량 강화 등 처벌 대책을 쏟아냈지만, 무엇보다 아이를 가족 품에서 보호하고 실종된 아이의 생명이 해를 입기 전에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경찰은 올해 휴대전화 위치추적제와 지문·사전등록제를 도입, 부모가 원하면 아이의 지문·사진 등 인적사항을 경찰 전산망을 등록해 실종 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미아·실종 가족찾기 시민모임 나주봉 회장은 “전국에 실종전담팀이 있다고 하지만 초기에만 반짝할 뿐 사건이 장기화하면 거의 손을 놓아 버린다”며 “대상에 따라 14세 미만 아동, 성인 실종·가출, 장애인·치매환자 등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팀을 만들고 과학적·체계적 수사기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2007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겠다며 나간 혜진·예슬양은 이듬해 3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혜진양 가족들은 24일 오전 안양 시립 청계공원에 모여 추모제를 할 계획이다.
혜진양의 아버지 이근식(50)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시간이 흘렀다고 어떻게 잊고 살 수 있겠느냐”며 “아무도 아이들을 기억해주지 않고 아동 성폭행과 실종사건이 지금도 끊이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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