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 모교에 강연하러 갔다가 취소
수정 2012-10-22 14:26
입력 2012-10-22 00:00
고려대 강연 앞두고 학생 피켓시위 부담된듯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진보신당 소속 학생 등이 강연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인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장은 이날 낮 12시 고려대 신법학관에서 ‘젊은 법조인이여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이었다.
강연이 열리기로 한 신법학관 강당에는 강연 전부터 진보신당 고려대 청년학생위원회 소속 학생 등 10여명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학생들은 진보신당 청년대선캠프에서 활동 중인 김정도(22·동국대 불교학과)씨가 북한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끼리’에 올라온 글을 리트윗(RT)하는 등 혐의(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로 지난 11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이에 대해 한 총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트위터에서 북한 정권을 비꼰 글을 RT했을 뿐인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공안당국의 압수수색과 조사를 받게 하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한 총장은 후배들 앞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도씨는 “나는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입장”이라며 “내가 장난으로 ‘김정은 만세’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국가안보가 흔들린다면 그 안보는 대체 어떻게 된 안보인가”라고 되물었다.
시위 도중 법학전문대학원 관계자가 학생들에게 “이런 식으로 시위하지 말고 강연을 듣고 나서 직접 질문하라”고 요구하면서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교 측은 강연 예정 시각인 낮 12시께 강당에 모인 학생들에게 강연이 취소됐음을 공지했다.
학교 관계자는 “한 총장이 강연을 못할 사정이 생겼다고 한다”며 “시위 때문인지는 모르겠고, 학교에 왔다가 일정 때문에 돌아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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