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우범자 2만명 서면검사·주변탐문만?
수정 2012-09-17 00:26
입력 2012-09-17 00:00
성범죄자 신상정보 확인 1년에서 6개월마다 강화
●법무부, 첩보수집 개정안 마련
올 8월 기준으로 경찰이 관리하는 성폭력 우범자는 2만 73명이다. 경찰은 아동 대상 성범죄는 1회, 청소년·성인 대상 성범죄는 2회 이상 범행 전력을 지닌 전과자들을 대상으로 성범죄 재발 위험도를 구분한다.
우범자 관리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찰이 그들의 생활실태를 직접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점관리 대상 우범자에 대해서만 관내 지구대 경찰이나 경찰서 담당자가 최신 동향을 매월 1차례씩 파악하고 있다.
곽씨와 같은 첩보수집 대상자는 3개월에 한 번 감시하는 게 전부다. 그나마 경찰이 우범자를 직접 대면하는 것도 아니다. ‘관리 대상자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거주지역 지구대 경찰관이 해당 인물이 등록된 거주지에서 실제로 생활하는지, 수입이 있는지를 주변 인물 탐문이나 운전면허 조회 등으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또 깡통대책으로 그칠지 우려
‘성범죄 우범자 관리 강화’는 경찰이 강력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습관처럼 꺼내든 대책이다. 연이은 성범죄에 경찰은 7월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성범죄 우범자 2만여명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범죄 전과자들은 한층 잔인한 범죄행각을 보이며 거리를 활보했다.
경찰의 성범죄 우범자 관리는 법률에 근거하고 있지도 않다. 경찰청 예규인 우범자 첩보수집 등에 관한 규칙에 근거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신상정보 등록 대상인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와 직장 근무 여부 등을 6개월마다 확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마련해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1년마다 하던 성범죄 전과자 신상 정보 확인을 6개월마다 한다고 해서 성범죄 재발 위험성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성범죄 신상 등록 대상자들의 실제 주거 상태와 위험성 등을 수시로 확인해도 모자랄 판에 6개월 주기의 대책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배경헌기자
kimje@seoul.co.kr
2012-09-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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