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유가족들 “우리를 두 번 죽이지 마라”
수정 2012-09-12 16:27
입력 2012-09-12 00:00
새무리당 앞 기자회견서 오열…박근혜 후보에게 사죄 촉구
인혁당 사건 피해자 유가족들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에게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박 후보는 지난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신시대의 공안사건인 인혁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고(故) 하재완씨의 유가족 이영교(78)씨는 “대한민국의 사법을 무시하는 말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우리를 살리지 못할 바에는 왜 두 번 죽이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 고 우홍선씨의 유가족 강순희(80)씨는 “대통령이 아니라 동네 동장에 나가는 사람이라도 그런 막말은 할 수 없다. 나는 내 목숨을 걸고 이 지구 상에 인혁당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며 눈물 흘렸다.
그는 이어 “박정희 대통령이 ‘인혁당 사람들을 죽인 게 제일 실책이었다. 후회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윤보선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감형돼 살아남은 이현배 민청학련사건재심추진위 위원장은 이날 연대 발언에서 “박 대통령은 당시 종신집권 욕심 때문에 사건을 조작했는데 박 후보는 그런 아버지를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문 내내 “아이고 분해” “살려내야지”라며 오열했다. 이들은 영정 사진 등을 들고 새누리당 당사 건물 바로 앞까지 걸어가 “더 이상은 못 참겠다. 내 남편을 살려내라”고 소리쳤다.
피해자 고 이수병씨의 유가족 이정숙(67)씨는 “남편은 박정희가 죽이고 아들은 박근혜가 죽인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이날 김윤기 화백은 기자회견장 옆에서 인혁당 사건 구명운동 당시 유가족들이 외쳤던 ‘내 아들 내 남편 정치제물 삼지 마라’라는 구호를 검정 천 위에 흰색 페인트로 써내려 현수막을 만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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